[완주신문]최근 완주군민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주시와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통합 찬성 측이 내세우는 ‘AI센터 유치’ 등의 공약이 실질적인 혜택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에 동의하지 않으면 AI센터를 주지 않겠다"는 취지의 소문이 돌면서, 그동안 통합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측의 진정성에 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의 재편이 아니다. 지역 주민의 삶, 정체성, 미래 발전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한 결정이다. 따라서 통합을 주장하는 측은 누구보다도 신뢰를 바탕으로 주민들을 설득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현재의 흐름은 그 정반대로 가고 있다. 마치 ‘통합하면 다 해주겠다’는 식의 장밋빛 약속을 내세우면서, 이면에서는 통합을 거부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면, 이는 협박이나 다름없다.
이런 식의 밀어붙이기는 군민들의 자존심을 짓밟고, 통합 논의 전반에 대한 반감을 키울 뿐이다. 만약 통합이 진정으로 완주와 전주 모두를 위한 길이라면, 공정한 논의와 투명한 정보 제공이 먼저여야 한다. 행정 편의나 정치적 계산이 아닌, 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질 향상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정치인들과 찬성 측 관계자들은 더 이상 일방적인 선전전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왜 군민들이 통합에 불안과 분노를 느끼는지를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군민의 신뢰 없이 추진되는 통합은 모래 위에 세운 성일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공약이 아니라, 진심 어린 소통과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책임감이다.
완주군민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당장 눈앞의 ‘당근’만 보고 미래를 선택하지 않는다. 공정하지 못한 과정, 불투명한 조건, 그리고 배려 없는 태도는 오히려 통합 논의를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통합이 진정으로 지역의 상생을 위한 길이라면, 협박이 아닌 존중과 진실로 다가와야 한다. 지금처럼 의심을 자초하는 행보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