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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비봉 돼지농장과 전두환

[완주신문]비봉 돼지농장은 지난 2011년 폐수 무단방류 문제로 완주군으로부터 가축분뇨배출시설에 대한 허가가 취소됐다. 이에 당시 농장 소유주였던 (주)동아원은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동아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013년 12월 최종적으로 대법원 원고 승소 판결로 인해 돼지농장은 합법화됐다.

 

취재 중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동아원 뒤에 어떤 큰 힘이 있는지, 당시 완주군은 질 수 없는 재판을 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의심이기는 하지만 당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져 있던 점을 감안하면 그냥 흘리기 어려웠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현재 동아원은 사조그룹에 인수됐다. 급격한 사세 확장에 따른 차입금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 2016년 2월 사조그룹에 경영권을 넘긴 것.

 

동아원의 전신은 1956년 이용구 회장이 창업한 호남제분이다. 1993년 이용구 회장이 별세하자 그의 차남인 이희상 회장이 경영을 맞게 된다. 2000년 동아제분을 인수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2012년 동아원으로 그룹 이름을 바꿨다. 밀가루를 비롯해 사료, 와인, 식품까지 다양한 업종으로 진출했고 한때 계열사가 20개를 넘었다.

 

아울러 이희상 회장의 장녀 이윤혜 씨와 전두환 전 대통령 셋째아들 전재만 씨가 지난 1995년 결혼했다.

 

이에 동아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으로 알려졌으며, 이 회장도 전 전 대통령 일가 은닉재산과 비자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도마 위에 올랐다.

 

정권이 바뀌고 지난해 7월, 대법원은 ‘주가조작 묵인 혐의’로 이희상 회장에게 집행유예 2년과 4억2228만원의 추징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비봉 돼지농장도 휩쓸린 것 아닌지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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