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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지반사 여태권 상임대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방법은 생긴다”

[완주신문]30여개 주민단체로 이뤄진 ‘이지바이오 돼지농장 가동을 반대하는 완주사람들’(이하 이지반사) 상임대표 여태권 목사가 지난 7일 2차 상경집회 때부터 이지바이오 본사 앞에서 돼지농장을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무엇 때문에 70대 노인이 집을 떠나 서울에서 내려오지 않는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하 3도. 14일 서울 수은주 수치다. 같은 나라이지만 완주보다 조금 더 위쪽이라고 서울의 체감 온도는 이미 겨울이었다. 행인들의 옷차림도 갑작스레 다가온 추위에 두꺼워져 있었다.

 

강남대로에 위치한 이지바이오 본사 앞 길거리에는 이지반사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여태권 목사가 앉아 있었다. 여 목사가 이곳에 앉은 것은 일주일 전이다.

 

지난 7일 이지반사 130여명이 이곳에서 비봉 돼지농장 가동을 반대하는 2차 집회를 개최했다. 그날 여태권 목사는 돼지농장 가동이 완전히 무산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며, 이곳에 남기로 자처했다.

 

한달전 심하게 고뿔을 앓은 터라 주위의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히 이날 여 목사는 예상보다 건강해 보였다.

 

“아직은 괜찮다. 얼마나 더 있어야 할지 모르는데, 벌써부터 아프면 안 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해결될 수도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지난주 이후 특별한 일이 없었나? 이지바이오 측 반응은?
- 딱히 특이한 일은 없었다. 이지바이오 측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다만 회사 측에서 직접은 아니고 로비 직원을 시켜 가끔 따뜻한 차 같은 것을 가져다준다.

 

▲ 70대 노인이 한파에 길거리에 앉아 있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게 느껴진다. 돼지농장 가동으로 인해 예상되는 주민 피해는? 
- 대표적인 게 환경문제다. 악취는 물론 하천과 토양 오염이 불 보듯 뻔하다. 게다가 수질오염총량제로 지역주민들의 경제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돼지농장은 안 된다. 이 때문에 돼지농장이 가동되면, 결국 주민들이 떠나고 마을은 사라질 것이다.

 

이달초 해당업체는 축산업 허가신청서를 완주군청에 접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완주군은 다음주내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허가, 불허가, 보류 중 선택할 것이며,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불허가다. 여 목사는 그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을 계획이다.

 

▲ 추위에 혼자서 농성을 계속하기 어렵지 않은가?
- 보기보다 건강하다. 목적이 있으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방법은 생긴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변에서 도와줄 사람들이 모이고 힘을 실어주니 잘 될 것이다.

 

여태권 목사에 따르면 비봉 돼지농장은 기존에 폐업을 했기 때문에 새롭게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완주군이 주민 의견과 관련법에 의거해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된다.

 

여 목사는 “수년간 이곳 주민들은 돼지농장 가동을 저지하기 위해 고생해왔다”며, “더 이상 주민들이 나서서 문제해결을 요구하기보다 완주군이 주민들 입장에 서는 판단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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