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일제의 잔재 속에 이념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던 1950년 6월 26일. 북한은 새벽 고이 잠든 서울을 탱크와 대포로 무자비하게 짓이겨 이 나라 이 강산을 피로 물들인 쑥대밭을 만들었다. 바람 앞에 촛불이 된 나라의 운명에 참전 용사들이 몸을 던져 피와 목숨으로 이 나라 이 강산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50년전 하루에 세끼 밥을 해결할 수 없어 들로 산으로 먹을 수 있는 풀뿌리를 찾아 목숨을 연명하고, 정부는 세계를 향하여 구걸하여도 한 끼의 죽마저 해결하기 힘든 보릿고개 시절의 대한 젊은이들. 이들은 낯선 월남에 정글을 누비며 청춘과 목숨을 던졌고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 지급하는 병사의 급여의 90%를 정부에서 가로챘다. 정부는 월남 참전 용사들의 목숨을 담보로 차관을 받아 경부고속도로와 국가 재건 사업의 재원으로 민관이 하나 되어 한강의 기적으로 세계에서 꼴찌를 맴돌던 가난한 이 나라가 이제는 경제 강국 선진국으로 우뚝 세게 됐다. 이 모든 공적과 은혜가 6.25 참전용사와 월남파병 용사들의 피의 희생이 없었으면 이 나라가 있을 수 없었고 이 나라가 어떻게 보릿고개를 벗어나 선진국이 되었을까? 우리 완주군에서는 전국 최초로 매년 7500만원을 상이군
아침에 뜨는 해는 세수하지 않아도 닦아주지 않아도 태양이지요 새벽부터 목욕시키고 밤까지 마사지 해주니 나무의자 원목의자이지요 그날이 그날이라고 지는 해 장대질하지는 마시오 그냥 놓아두어도 어둠이 입 벌리고 냄새난다고 문 열고 먼지 털면 회초리 되는 저녁입니다 앞니 빠진 입이라고 손사래하지 마시오 이빨 하나 국회의원도 생니 뺄 날 있으며 총사령관도 틀니 하는 날 있습니다 우산 쓴다고 밤이 될 수 없으며 커피 마시고 숟가락질 하다보면 허리 굽는데 포크질 안 하고 입 다문 것 같은 회전의자도 해 기울면 바람 부는 가을입니다
그늘진 골목길 낙엽을 밟는 휠체어 지팡이 하나가 친구인 고령의 노인네 허리 굽고 머리 숙인 국가유공자 유월 되면 떠오르는 현충일 회장님 앞장서면 수행비서 뒤따르고 사탕 바르는 과장과 계장의 입이다 색칠한 황금빛 회전의자 하나 보훈깃발 흔들며 허리 굽히니 태양을 가리는 낮달이다 잔칫상 받았다고 날마다 맹물 끓이면 박수 받는 비단길 하루 보다야 무궁화 피어나 손잡는 둘레길이다
갈증 날 때 물 한 모금 옹달샘이었고 푹푹 빠지는 모래밭 밀가루 밟았고 간질간질 자갈밭 보석 알이었지만 바람 된 그 자리엔 갈대와 억새가 손잡은 잡풀이 철조망을 엮었어도 살짝 쿵 둥지 틀고 얼굴 가리는 야생들 눈길 피하는 수달과 황조롱이 수리부엉이다 초가집 짓고 텃밭 가꿔 보금자리 되도록 옷고름 풀어준 앞가슴 산소 발전소 쉬리 버들치 부르는 치맛자락이다
시든 장미라고 밟지는 마세요 유리조각 된 가슴입니다 어쩌다 밟았다고 핑계 대지마세요 아침에 보았다면 손 내밀어 허리 굽혔겠지요 마음의 거울 속에는 아직도 시이소 타는 이슬이 구술 엮어 목걸이 걸치고 얼굴 붉히는 소녀랍니다 꿈 잃어버리고 우산 없는 내일 촛불 꺼진 빗속에 손 흔들리는데 조각난 햇살 커튼내리면 바람 부는 오후 길 잃은 낙엽이다
이팝꽃 아카시아 찔레와 장미가 앞집 옆집 뒷집이 술을 빚는다 초가집은 한 병이고 기와집은 한 통이지만 제각각 입맛 나게 술 빚는 계절이다 맛만 보고도 흐느적거리는 흰나비 한 잔에 해롱해롱 노랑나비 위풍당당 호랑나비 꽃밭을 더듬고 안 취한 척 바늘 감추는 꿀벌이고 거꾸로 잡은 창 자루 말벌이다 꽃잎에 입 벌어지고 싱그러워 콧노래 흐르니 비틀비틀 나비와 주사바늘 꿀벌과 구름 밟는 발걸음 휘파람 흐르니 하나 같이 취객 되는 오월이다
벌집처럼 엉겨 붙는 이팝꽃 아카시아가 산자락과 거리를 채워가는 오월 상큼한 바람을 타고 훨훨 첫눈이다 리본 달아주지 않으나 볼을 만지는 손길에 취하나 했지만 술독에 빠진 태백이 된다 날개 짓 하는 눈송이가 아니라 달콤한 향기에 취한 꽃잎이 눈부신 대낮을 훔치려고 치맛자락 넓게 펴 보쌈 하는 봄날이다
[완주신문]지난밤 천둥 속에 비 맞은 공기가 싱그럽게 반기고 적막이 고요를 감싸 숨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vip가 오시려나 보다 골목까지 깔아 놓은 레드카펫 민 낮의 꽃가루 소녀가 버선발로 내려앉은 각시의 치마폭이다 팡파레 들리지 않으니 사령관이 나타날 일 없고 아무도 보이지 않고 내가 있다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는 꽃잎 왕을 위하여 모자이크 해 놓았으니 신데렐라가 따로 없다
몸을 던져 잠들은 주인을 구하고 순직한 반려 견의 무덤에 꽂아 놓은 지팡이가 잎이 돋아났다고 부른 지명이고 그런 충견들의 이야기는 수두룩하다 처음부터 죽을 때까지 등 돌리지 않는 충정은 하늘을 찌르고 주인이라면 호랑이와도 맞장 뜨는 개들의 철학이다 옷을 입히고 물감을 드려주고 잠자리까지 함께 하지만 이사를 오든 가든 문 열어 보지도 않지만 병원을 향하는 마라톤 강아지가 있다 넘어질 땐 손길이 필요하고 자장면이 생각나면 중국집이 있어야 하고 119를 타야할 땐 손발 없는 애완견이다
밤 새도록 작은 조로가 물을 뿌려 하늘의 황사를 청소하니 귀한 손님이 오시려나 보다 아침 공기가 폐속가지 달콤하고 상쾌하지만 고요가 적막을 감싸 숨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왕이라도 행차하시나 보다 길목마다 깔아 놓은 레드카펫 그것도 한 번도 쓰지 않는 새것이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거리다 나팔소리나 북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임금님은 나타날 일 없을 것이지만 무지개처럼 수년 만에 딱 한 번 하늘에서 만들어 주신 꽃길을 내가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