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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일상]왕이 된 벌걸음

밤 새도록 작은 조로가 물을 뿌려
하늘의 황사를 청소하니
귀한 손님이 오시려나 보다

 

아침 공기가 폐속가지 달콤하고 상쾌하지만
고요가 적막을 감싸 숨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왕이라도 행차하시나 보다

 

길목마다 깔아 놓은 레드카펫
그것도 한 번도 쓰지 않는 새것이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거리다

 

나팔소리나 북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임금님은 나타날 일 없을 것이지만
무지개처럼 수년 만에 딱 한 번 
하늘에서 만들어 주신 꽃길을
내가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