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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속된 폭우로 드러난 개발 문제

[완주신문]완주군 농경지 46ha가 침수됐다. 워낙 타지역 침수 피해가 크다보니 완주군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하지만 침수 피해의 원인으로 인근 산업단지 개발이 거론되며, 개발과 환경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완주테크노밸리 제2산업단지 개발로 인해 이곳을 지나는 석탑천과 봉동읍을 지나 삼례읍 석전리에서 만나는 우산천 인근의 침수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산천 또한 현재 개발 중인 농공단지의 영향으로 침수피해가 심해졌다고 농민들이 토로하고 있다. 삼봉신도시 아래 쪽에 위치한 삼례읍 와리도 마찬가지다. 논은 물론 비닐하우스까지 모두 물에 잠겼다.

 

이는 해당 지역에 동시에 개발이 이뤄지며 이번 같은 폭우가 내릴 경우 그대로 지형을 따라 아래로 흘러내려 기존 하수설비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발 전에는 산과 농지 등에서 물을 저장하며 내린 비를 천천히 흘려보냈으나 개발로 인해 물이 머물 곳이 사라져 그대로 쓸려 내렸다.

 

또한 석탑천과 우산천의 수압이 높아지며 물이 한 번에 흐르지 못하고 역류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에 작은 지천의 물이 나가지 못하고 되돌아가 농지로 넘쳤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개발이 일대 환경을 바꿔 놨다.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4~5년 간격으로 올해처럼 큰비가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이런 적은 없었다. 달라진 물길이 농민들에게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

 

더구나 이 지역들은 농지가 농수로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폭우가 내리면 침수를 피할 수 없다. 게다가 삼봉신도시 옆에 생긴 고속도로 둑도 댐처럼 물길을 가로 막고 있으며, 몇군데 뚫어 놓은 작은 수로로 물이 몰리며 수로가 넘쳐 농지로 흘러들었다.

 

이번 큰 비로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체감했다. 아울러 개발이 반드시 지역주민들에게 이익만 주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일어난 적이 없다고 해서, 혹은 일어날 확률이 적다고 해서 그런 일이 아예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극히 낮은 확률로 발생하는 사건에 의해 큰 변화를 겪는 것을 역사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확률을 나타내는 정규분포곡선의 양 날개는 현실에서 더 두껍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은 자신의 저서 ‘블랙스완’에서 희귀한 사건일수록 그 사건에 대한 확률기대값의 오류는 커진다고 했다.

 

보다 넓은 시각을 통한 개발과 보전의 최적점을 찾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