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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들이고 불편해진 ‘봉동읍내 로타리’

완주군, “안전위해 회전교차로로 전환”
주정차・재래시장 혼잡 해결 선행돼야

[완주신문]최근 봉동읍 봉동파출소 앞 로타리가 도로포장 등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하지만 가뜩이나 좁은 차로와 재래시장 영향으로 도로변 주정차가 많은 곳에 도로가 더 좁아졌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버스 운전기사들의 애로사항이 커졌다.

 

로타리 바로 옆은 봉동 재래시장으로 평상시도 이곳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곡예운전은 필수다. 좁은 왕복 2차로에 주정차된 차량과 인파까지 섞이며 사고가 안 나는 게 신기할 정도다. 도로 폭이 좁기에 무단횡단은 당연하고 홀수짝수 도로변 주정차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 또한 잘 안 지켜져 버스기사는 가까스로 이 구간을 빠져나올 때마다 안도의 한숨을 쉰다. 장날은 그야말로 혼돈의 절정이다.

 

한 버스시가는 “전체 노선 중에서 봉동읍내는 최악의 구간”이라며, “항상 이곳을 지날 때마다 등에서 식은땀이 흐른다”고 토로했다.

 

이어 “게다가 로타리 폭을 더 좁혀 놓으니 대체 누구를 위해 이렇게 바꾼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로타리가 깔끔하게 재정비된 것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도로가 좁아진 것에 대해서는 의아해 하고 있다.

 

한 주민은 “평소 통행이 복잡한 곳이 더 좁아진 것 같다”면서 “주민들 의견이 반영된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봉동읍사무소는 “주민들 민원으로 추진된 사업이 아니다”며, “완주군 도로교통과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답했다.

 

완주군 도로교통과는 “로타리를 회전교차로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완주군 관계자에 따르면 로타리와 회전교차로는 비슷하지만 통행방법이 다르다. 로타리는 진입차량이 회전차량보다 우선한다. 그렇기에 진입 속도와 통과 속도가 높다. 이 때문에 교통지체와 낮은 안전성 문제로 정부에서 회전교차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에 남아있는 로타리는 26개. 정부에서 이를 순차적으로 회전교차로로 변경하고 있다. 

 

회전교차로는 로타리와 반대로 회전차량이 먼저다. 유럽 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차로로 국내에는 2010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했다. 회전교차로의 장점은 원활한 교통소통과 저속 운행을 유도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완주군의 설명이다. 게다가 회전교차로는 신호교차로보다 통행시간이 31%, 교통사고가 44% 감소한다. 불필요한 신호대기를 없애고 교차로 진입속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좁아진 도로에 대해서도 완주군 관계자는 “버스나 트럭 등 큰 차량은 회전교차로 중앙에 보도블럭 같은 부분을 밟으며 지나면 되는데, 아직 회전교차로 이용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 부분까지 도로로 보면 도로 폭이 좁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분을 울퉁불퉁하게 만든 것은 큰 차량들의 감속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민과 운전자들은 인근 재래시장 혼잡과 교차로 주정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회전교차로만으로 통행과 안전을 개선시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회전교차로로 도로폭이 좁아보여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가 늘었다고 한다.

 

한편, 이곳 로타리를 회전교차로로 변경하는 공사는 지난 4월초 착공해 내달초 완공될 예정이며, 총 예산 2억8천만원이 국비로 소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