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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면 구재마을 부정선거 의혹 논란

번호 기재된 투표용지
일부 주민 투표 제한

[완주신문]경천면 구재마을 이장선거를 두고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지난 18일 구재마을은 마을회관에서 이장선거를 실시했다. 총 39명이 참여했고 현 이장이 20표, 도전자가 18표로 현 이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거가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먼저 투표용지에 번호가 적혀 있었다. 투표 참여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누가 몇 번을 들고 갔는지 쉽게 기억할 수 있었고 개표 때 누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알 수 있어 비밀투표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주민들은 투표권이 있는데도 일부 주민들에 대해 투표를 못하게 했다고 주장한다.

 

구재마을 선거위원 정윤섭 씨는 “선거 4대 원칙인 보통, 평등, 직접, 비밀 중 투표권 제한으로 보통 선거가 이뤄지지 않았고 투표용지 번호 기재로 비밀 선거가 치러지지 않은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실제 일부 주민들은 “누가 누구를 찍었는지 다 안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게 무슨 선거냐”고 분개했다.

 

황이동(53)씨는 “개발위원장은 경천면에서 전달받은 73명 명단의 주민들에게 투표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투표를 하려고 했던 9명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아 헌법에 보장돼 있는 선거권을 제한한 사실이 있어 행정기관의 주도로 재선거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 주민은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훼손한 큰 사건”이라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이번 선거를 주관한 김종촌 개발위원장은 “(일부 주민들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불복하고 있는 것”이라며, “선거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장 선거는 (완주군) 조례에 따른 방식도 있지만 마을 규칙에 따르는 방법도 있다”며, “일부 주민들이 마을규칙에 따르자 해놓고 이제 와서 결과가 기대와 다르니 낙선자와 그를 지지했던 이들이 결과에 불복하고 번복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김종촌 위원장은 일부 주민에 대한 투표권 제한에 대해 “자기들이 그렇게 하자고 받아들이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표용지에 번호를 기재한 것은 마을 규칙은 아니고 (개발위원장이) 투표용지 교체를 막기 위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황이동씨에 따르면 지난 13일 개발위원장 김종촌씨 등 주민 8명이 구재마을 회관에서 만나 선거인명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현 이장 정주하씨는 마을 회칙에 의거 구재마을 2년이상 거주자에 한해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출마자 임미경씨는 군조례에 의거해 투표를 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임미경씨는 “만약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이 있을 경우 선거가 무효로 되기 때문에 상위 조례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상반된 의견은 좁혀지지 않아 일단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선별하기로 해 43명을 결정하고 추후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들은 조례에 의거 투표권을 주기로 협의했다. 특히 이의 제기 시 면장에게 결정권을 주기로 했다.

 

투표 당일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 9명이 생겼고 이들은 주민등록등본을 제시하며 투표 참여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투표시간이 1시간30분정도 지연되며 이들은 결국 투표를 하지 못했다.

 

황이동씨는 “이외에도 선거인명부 43명 선정 시 구재마을에 거주하지 않는 B씨와 C씨를 넣었으며 규칙에 의거한 구재마을 2년 이상 거주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선거권을 준 것도 문제”라며, “이는 공정하지 않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현 이장 정주하씨는 “선거를 진행한 개발위원장의 이야기를 듣는 게 정확할 것”이라며, “(황이동씨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인명부 43명은 선거위원 3명과 양 후보 측 주민을 포함한 총 8명이 함께 합의한 것이고 그대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선거위원 윤석암씨도 “구재마을 규약대로 양 후보가 서로 합의하고 진행한 선거를 (낙선자 측에서) 번복하는 것”이라며, “투표지에 번호를 기재한 것은 몇명이 참여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완주군 관계자는 “구재마을 이장 선거와 관련해 문제가 있다는 민원 받아 아직 검토 중”이라며, “만약 재선거가 이뤄지더라도 올해 안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구재마을은 수년간 양우회와 주민, 주민과 주민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이 이번 이장선거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되며,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