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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불법 폐기물 아래는 소똥, 다 죽으라는 것인가”

[인터뷰]이상임 우분연료화 시설 반대위원장

[완주신문]완주군 환경참사 중심 비봉면 보은매립장 아래 이번에는 소똥을 이용해 고체연료를 만드는 시설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민들이 지난달 중순 우분연료화시설 설치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비봉면 백도리에 추진 중인 우분연료화 시설로 인한 주민 피해가 예상된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결성됐다. 비봉면 백도리는 보은매립장 외에도 퇴비공장, 사격장 등 혐오시설이 이미 10개나 있는 곳이다. 이에 반대대책위원장을 맡은 현암마을 이상임 이장을 만나 주민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 우분연료화 시설에 대해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 전면 철회를 원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한 사업으로 알고 있지만 왜 하필 비봉면인가. 비봉에는 이미 불법폐기물 매립장 등 10여개의 혐오시설이 넘쳐난다. 정말 너무한 것 아닌가. 여기에 이런 시설이 더 들어온다는 것은 주민에게 죽으라는 것과 같다. 이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대책위를 결성하게 된 이유다.

 

▲ 우분연료화 시설 예정지 앞에 이미 우분을 이용해 퇴비를 만드는 고산농협경축순환자원화센터가 있다. 이곳에서도 우분을 다루는데 영향이 어떠한가?
- 이미 악취와 소음 피해를 충분히 겪고 있다. 저기압 때나 밤에는 창문을 열고 살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이곳 외에도 인근에 퇴비공장이 두 개나 더 있다. 또한 그 옆에는 방음벽조차 없는 사격장까지 있다. 지금도 이런 상황인데, 대체 우리에게 얼마나 더 감내하고 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최근에는 이곳에 악취 저감시설이 있지만 전기와 약품을 절약하기 위해 가동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들었다.

 

▲ 완주군과 고산농협은 수질오염총량제 등 완주군에서 나오는 가축분뇨를 관내에서 처리하기 위해서 이 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완주군민으로서 이 같은 시설의 필요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완주군에서 나오는 가축분뇨를 관내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은 납득이 된다. 하지만 지금 추진하는 사업은 이미 6개 타 지자체에서 시도했다가 무산되거나 중단돼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매년 적자 10억원 이상을 우리 혈세로 메워야 하는 사업을 왜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 백도리는 불법 폐기물 보은매립장 문제로도 유명하다. 환경참사를 직접 겪어 본 소감은?
- 한마디로 피해가 삶이 됐다. 이곳 주민들은 농사를 지어 수확한 농산물을 팔아서 먹고 산다. 2019년 보은매립장 참사가 알려지며, 주민들이 로컬푸드 매장에서 농산물을 들었다 비봉면에서 생산된 것을 확인하고 내려놓는 것을 여러번 봤다. 가슴이 찢어진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겠더라. 게다가 당시 급식센터 납품도 중지됐다. 주민들은 피눈물을 흘렸다. 환경참사를 겪어 본 이곳 주민들에게 환경은 생존 문제다. 더구나 지역 이미지 훼손으로 인한 영향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우는 아이 뺨 때리는 것처럼 이곳에 우분연료화 시설까지 들어온다고 하니 막막하다. 

 

▲ 향후 대책위 활동 계획은?
- 완주군에서 주민들 의견을 수용해 진행을 중단시키고 타당성 조사를 다시 하는 것으로 들었다.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안도하지 않고 전면 철회 시까지 지속적으로 집회와 서명운동 등을 이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