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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민주주의 위한 ‘미디어플랜’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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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 제정으로 관언유착 방지
주민 삶과 무관한 언론홍보예산
공공광고 집행위원회 구성해야

[완주신문]전북민주언론시면연합 주최, 완주신문·진안신문·무주신문 공동주관으로 ‘언론홍보예산 출입기자단 관행 개선을 위한 시군별 순회 토론회’가 지난 20일 무주교육지원청 별관에서 개최됐다. 장낙인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의 사회로, 박민 참여미디어연구소장의 ‘2020년 무주진안완주지역 지자체 및 의회 홍보예산 실태 및 지원 기준 실태’에 대한 주제 발표가 있었다. 이어 황민호 옥천신문 대표는 ‘지역 언론과 미디어바우처’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제 후 김순옥 진안신문 대표, 현형찬 무주신문 대표, 유범수 완주신문 편집장 등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다뤄진 주요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첫번째 발표자 박민 소장은 지역신문 현실을 ‘위기’로 진단했다.

 

박민 소장에 따르면 지역신문은 ▲플랫폼 위기 ▲지방소멸 위기 ▲매체이용환경 위기 ▲저널리즘 위기를 겪고 있다.

 

먼저 디지털미디어 환경에서 신문산업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매체 난립에 따른 경영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2019년 기준 전국 228개 지자체 중 97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작은 지자체는 대도시의 경제적・정치적・문화적 종속을 당하며, 소통채널의 독점으로 불평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역언론은 정보원의 직접미디어화로 1차 정보생산자들이 자신들의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유통하면서 언론의 게이트키퍼 위상이 약화되고 디지털플랫폼 확대에 따른 지역기사가 외면당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언론들이 보도자료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관언유착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기자실은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홍보예산을 받기 위해 개혁에 소극적이다. 

 

■홍보예산 개혁으로 위기 타파
박민 소장은 이러한 지역언론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 언론지원 성격이 강한 지자체 홍보예산 집행기준을 분석하고 개혁을 위한 제안을 했다.

 

박 소장은 “홍보예산 조례 제정으로 의회의 통제를 받지 않는 집행부의 임의적(자의적) 예산집행을 방지하고 언론 길들이기 등 관언유착 수단으로 악용을 방지해야 한다”며, “아울러 사이비 언론 등 정상적인 언론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언론사는 배제하는 등 건강한 지역언론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홍보예산 집행 5대 기준 ▲광고로 집계되지 않는 음성적 거래 방지 ▲도달률 등 객관적 지표에 따른 예산 집행 ▲관언유착 방지 ▲등록요건 미충족 및 사이비 언론행위 언론사에 대한 집행 제한 ▲예산집행 내역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제시했다.

 

박민 소장은 “홍보예산 조례가 제정된다고 해서 지역언론 환경이 획기적으로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언론 환경 개선을 위한 언론비평 활성화, 지역언론 공적지원구조 확보 등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 삶과 관련없는 기자실”
두번째 발제에 나선 황민호 옥천신문 대표는 “기자실은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과 같은 기자실은 없어져도 주민들의 삶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아울러 황민호 대표는 “(지자체에서) 광고홍보예산을 집행하지 않아도 주민들의 삶은 달라질 게 없다”고 강조했다.

 

즉, 현재 언론사에 주는 광고홍보예산은 주민들의 삶을 위한 게 아니라는 것.

 

황민호 대표는 “주민들이 구독도 하지 않는 신문에, 보지도 않는 방송에 광고를 배정하는 것은 권언유착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현실”이라며, “언론의 독버섯을 키우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구독에 해답이 있다”며, “구독은 건강한 언론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에 따르면 정보격차는 부익부 빈익빈을 더 가중시키고 각종 지원금도 정보를 몰라 신청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이에 공익적인 차원에서 미디어바우처를 본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민호 대표는 “미디어바우처는 계도지의 반대편에 있다”면서 “미디어바우처는 주민들이 원하는 매체를 선정해 볼 수 있는 제도로, 단지 정보를 넘어서 민주시민으로서 지자체장과 의원들이 제대로 활동하고 있는지 일상적으로 보고 들을 수 있는 통로로써 반드시 제공돼야 할 사회서비스 중 하나”라고 밝혔다.

 

■풀뿌리민주주의 마지막 보루
지역신문은 풀뿌리민주주의 초석이자 마지막 보루라는 황민호 대표.

 

그는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30여년이 다돼가지만 지자체는 단체자치에만 머무를 뿐 주민자치로 진화되지 않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일상성, 항상성, 지속성, 다양성을 담보하려면 풀뿌리민주주의가 기틀이 돼야 하고 권력과 자본에 대해 끊임없이 견제, 감시, 비판하는 지역언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된 지역언론이 없고 서울 언론의 이슈에만 매몰되다 보면 내가 사는 생활터전의 삶과 머릿속에서 다루는 정보가 이원화되고 분리돼 버린다”며, “이는 지역의 자본과 권력이 알아서 이권을 챙기기에 딱 좋은 구조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지자체 공공광고 집행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황민호 대표는 “주민들의 정보 접근권은 참여와 자치를 하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기본권”이라며, “이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지역 풀뿌리 신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푸드플랜처럼 풀뿌리민주주의 초석을 세우기 위한 ‘미디어플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