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후원하기

"산단 개발 때문에 농가 침수"

물길 바뀌며 기존 하천 감당 못해

[완주신문]시간당 100mm에 달하는 30일 폭우로 인해 농가들의 침수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특히 완주테크노밸리 제2산업단지 개발로 인해 이곳을 지나는 석탑천과 봉동읍을 지나 삼례읍 석전리에서 만나는 우산천 인근의 침수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산천 또한 현재 개발 중인 농공단지의 영향으로 침수피해가 심해졌다고 농민들이 토로하고 있다.

 

삼봉신도시 아래 쪽에 위치한 삼례읍 와리 또한 마찬가지다. 논은 물론 딸기 비닐하우스까지 모두 물에 잠겼다.

 

이는 해당 지역에 동시에 개발이 이뤄지며 이번 같은 폭우가 내릴 경우 그대로 지형에 따라 아래로 흘러내려 기존 하수설비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발 전에는 산과 농지 등에서 물을 저장하며 내린 비를 천천히 흘려보냈으나 개발로 인해 물이 머물 곳이 사라져 그대로 쓸려 내리고 있다.

 

 

특히 테크노 2산단의 토사가 그대로 석탑천으로 흘러들어 퇴적돼 정비까지 시급한 실정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3~4년간 비가 적게 올 때도 하천에 쌓인 토사 제거를 위해 매년 가을 석탑천을 굴착기를 이용해 파냈다.

 

삼례읍 석전리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평생 이곳에 살면서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인근에서 산업단지를 개발하며 물길이 달라져 그 피해를 농민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봉동읍 구미리의 다른 농민도 “테크노 2산단 개발로 석탑천에 토사가 많이 흘러들어 우산천 물이 역류해 주변 농가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며, “밭이나 과수 농가의 경우 물에 잠기면 작물이 죽는다”고 토로했다.

 

이 지역들은 농지가 농수로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폭우가 내리면 침수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삼봉신도시 옆에 생긴 고속도로도 물길을 가로 막고 있어 침수피해가 심해졌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수년간 농민들은 관련 민원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결된 것은 없다.

 

이에 한 농민은 “산업단지 개발이 시작되면서 현재 10m인 하천 넓이를 15m로 넓히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왜 진행이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완주군 관계자는 “이번 침수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비가 내린 것도 원인이지만 농어촌공사에서 수문관리를 늦게 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판단된다”며, “실제 오전에 수문을 열고 수위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탑천과 우산천이 만나는 곳 인근은 상습 침수구역으로, 이곳에 배수 펌프장 설치 등 보완 계획을 세워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