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놀이터에 소음이 사라지면서 절망이 찾아 왔어요. 참 이상하지, 애들 소리가 없는 세상.” ‘칠더런 오브 맨’에서 간호사 미리엄이 주인공 테호에게 한 말이다. 이 작품은 멕시코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2007년 작품으로 2027년 영국의 모습을 다룬다. 영화에서 전 인류는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집단불임에 처했다. 이는 인류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 이끌어낸 진화의 결과다. 영화 속 젊은이들은 자기중심적인 삶을 위해 결혼 기피는 물론이고 인위적인 불임시술에다 낙태까지 당연한 권리로 여긴다. 이것이 임신기능의 퇴화라는 미증유 사태를 낳았다. 왜 영화 속 청년들은 오직 자기중심적 삶만을 추구하게 됐을까? 그런데 이 상황은 쿠아론의 상상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대 우리나라 결혼 적령기 젊은 층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청소년들까지 결혼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결혼도 부담스럽지만 출산은 더 싫다고 한다. 이런 세태는 OECD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라는 현실로 나타났다. 게다가 완주군 인구 감소 추세는 우리나라 총 인구 감소율 보다 그 정도가 훨씬 더 심각하다. 도대체 청년들은 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됐을까? 통계청 인구 조사 자료에 따르면
[완주신문]전라북도에는 발원지가 4개가 있다. 장수의 뜬봉샘은 금강의 발원지이고, 진안의 데미샘은 섬진강의 발원지이다. 뜬봉샘이나 데미샘은 생태관광지로 이름이 나 있어서 찾는 사람도 많다. 반면 전북에서 발원하여 전북에서 바다와 합류하는 동진강과 만경강의 발원지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동진강의 발원지는 지금까지는 내장산의 까치샘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에 산외면 여우치(如牛峙) 마을의 ‘빈시암’이 까치샘보다 거리가 더 멀어 발원지가 되었다. 여우치(如牛峙)는 산 모양이 소 같이 생겨서 붙은 이름이고, 시암은 전라도 사투리로 샘을 의미한다. 만경강의 발원지는 동상면 밤티마을의 ‘밤샘’이다. 그런데 사봉리에는 만경강의 발원지가 3곳이 있다. 먼저 율치(栗峙) 아래에 있는 밤샘(동상면 사봉리 산 115-2번지 주변)은 일제 강점기 일본 사람들이 정한 만경강의 발원지로 보통 사람들이 알고 있는 원등산 밤샘이다. 이외에도 건설교통부에서 관리하는 ‘전국 하천일람표’에는 만경강의 발원지를 사봉리 산 164번지로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만경강 하구에서 가장 먼 곳은 밤티마을 막은데미골에 있다. 발원지의 정의는 ‘어느 하천의 하구에서 가장 먼 곳으로 물이 마르지 않고
[완주신문]강이 범람할 만큼 많은 비가 내렸다. 모내기 철이라 농부들은 발을 굴렀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은 또 화창하다. 딱 1년전이다. 완주신문을 시작한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자면 비봉 돼지농장과 관련된 일들이다. 공교롭게도 완주신문 창간과 더불어 같은 시기 비봉 돼지농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움직임이 시작됐고, 긴 싸움으로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관련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지난 가을 주민들이 돼지농장 모회사가 있는 서울 강남에 올라가 의견을 전달하는 자리가 있었다.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상경에 앞서 주민들은 결연한 다짐을 했고 서울까지 올라가 길바닥에 나앉게 한 업체에 대한 원망 때문에 꽤 거친 모습들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소풍 같았다. 특히 ‘바위처럼’ 노래에 춤추는 모습은 대학 새내기들의 풋풋하고 희망 가득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낯선 도심 길바닥에 나앉은 상황에서 저런 ‘신나는’ 행동이 어찌 나올 수 있는지. 결국 불가능하다 생각했던 주민들의 뜻이 관철되고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고 있다. 완주는 이제 몇년전의 완주가 아니다. 지난해 고화토 등 문제로 크게 홍역을 치른 후 주민
[완주신문]기상청에 의하면 올 여름철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0.5~1.5℃ 높고 폭염 일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2019년 여름철 최고기온이 36℃까지 올라가는 등 최근 5년 도내 여름철 기온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전북 평균 폭염 일수는 15.3일로 전국 평균 13.8일에 비해 높았으며 이에 따른 91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였고 그 중 2명은 사망하였다. 온열질환은 무더운 날씨에 무리한 외부 활동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일사·열사병, 열실신, 열경련, 열탈진 등이 있으며, 이 중 일사병과 열사병이 가장 대표적이다. 일사병은 강한 햇볕과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되면서 체온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며 휴식을 취하면 회복이 쉬우나, 열사병은 고온으로 인한 중추 신경계 마비로 혼수상태로 이어져 사망률이 30~8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하지만 안전수칙 등의 준수로 열사병 등 온열질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온열질환을 슬기롭게 예방하여 건강한 여름철을 보내기 위한 몇 가지 예방수칙을 알아보자.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첫 번째 수칙으로는 날씨 확인을 생활화해 외출 등 야외활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여름철 하루 최고기온이 2일
[완주신문]‘호모 에코노미쿠스’는 인간이란 무조건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쪽을 선택한다는 이론이다. 즉 우리의 풍요로운 삶은 농민이나 양돈업자의 자비심 또는 공장을 운영하는 사업가의 은혜로운 성품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만 그들의 자기 이익 추구가 우리를 입히고 먹인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은 현대 자본시스템이 이 사상을 이어받았다고 본다. 이 논리에 따를 경우 법적 한계 내에서 발휘되는 이기심은 타당하다. 하지만 이기심만으로 인류의 사회문화 현상을 온전히 설명할 수 있을까? 근래 비봉면에서 불거진 양돈 농장 갈등은 ‘호모 에코노미쿠스’ 이론을 방증하는 사례다. 기업은 이윤 추구를 목표로 비봉면의 폐 양돈장을 매입했다. 기왕에 있던 양돈장이니 만큼 인허가 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자금을 투입했다. 환경 부분에 문제가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하자 없는 사업체로 판단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봉면 주민들은 양돈농장 재가동 반대 시위를 연이어 열었다. 게다가 완주군은 지난해 말 해당 회사의 양돈 농장에 ‘불허가’ 처분을 내림으로써 군민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업체는 양돈장 재가동에 필요한 해결책을 찾으려 여러 차
[완주신문]코로나로 인해 사람이 멈추니 자연이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동안 사람이 얼마나 자연을 훼손하며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인 듯하여 마음이 아프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우리의 삶은 변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필요 이상의 생산은 자제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과잉 생산물을 나누며 살아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만경강의 생태관광 역시 새로운 자원을 투입하고 새로운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지금 이 상태에서 더 이상의 자연 훼손을 멈추고 지금 상태에서 관광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바로 유휴자원의 공유이다. 먼저 마을마다 아파트마다 타지 않는 자전거들이 세워져 있다. 이렇게 버려지거나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하고 수리하여 무료로 자전거 대여를 하면 좋겠다. 시스템은 카카오 자전거나 서울 따릉이의 시스템을 차용하여 어느 곳에서나 자전거 대여와 반납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미 익산에서는 사수정 쉼터에 자전거 무료 대여소가 있다. 익산과 완주가 통합하여 시스템을 운영하면 만경강에서 공유자전거를 이용한 생태관광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마그네다리(봉동교)에 자전거 무료 대여소를 설치하고 수리기술자가 상주하면서 셀프카페, 화장실
[완주신문]최근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성착취사건’으로 디지털성범죄의 심각성과 국민들의 우려가 증대되었다. 그동안 편리했던 사이버공간이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게 된 것이다. 지금 어딘가 내가 모르는 나를 촬영한 영상이 있다면 어떻겠는가? 불법촬영 성범죄 피해자는 폭행, 협박을 동반한 성추행 범죄 피해자보다 정신적 피해가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1일 여성가족부가 만 19~64세 이하 남녀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법촬영 범죄 첫 피해 연령은 19세 이상 35세 미만이 64.6%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불법촬영물은 피해자 동의 없이 유포된 경우가 절반에(49.0%) 달했다. 성폭력 방지를 위해 ‘가해자 처벌 강화’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이다. 이번 ‘텔레그램 성착취사건’을 계기로 재발방지·처벌강화·피해보호 대책 등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성폭력처벌법·형법·청소년성보호법 등 성폭력 관련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성범죄의 처벌과 대응이 강화되었다. 개정된 내용을 보자
[완주신문]대한민국 전체인구 중 성소수자 비율은 평균 4%. 일부 조사기관에서는 성소수자 비율을 전체 인구의 10%까지 잡기도 한다. 지난 17일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30주년을 맞아 전북 성소수자 커뮤니티인 ‘열린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과 대화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지인들과 만나 ‘게이, 트젠’이라는 농을 섞은 대화를 거듭해왔던 내가 그들을 외계인 취급했던 것은 아닌지 미안하기도 하다. 열린문 비대위에 따르면 전북 인구 190만명 가운데 성소수자에 해당하는 비율은 최소 7만명 가량이다. 완주군의 성소수자 수는 3000여명 정도가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성소수자는 알게 모르게 언제나 우리 주변에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 이태원 유흥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자 발생하자 특히 게이클럽이 세간에 집중 조명된 바 있다. 성소수자는 ‘이슈몰이’에 좋은 보도이기에 자칫 그들의 인권 침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이번 사태가 성소수자 전체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먼저 성소수자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는 그들에 대해 동성애와 성전환 수술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소수자라 부르는 트
[완주신문]마을교육공동체를 알게 된 것은 2014년 즈음이었다. 완주를 방문한 경기도의 한 교사가 마을교육공동체라는 정책공약을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할지 물어 왔었다. 마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던 나로서도 생소하고 어려운 말이었다. 다만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인디언의 속담에 근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렴풋이 홍성 풀무학교의 모습이 아닐까 추측했었다. 농촌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을 겪은 적이 있다. 막내가 초등학생일 때 아이의 친구가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하다가 자동차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다는데 며칠 후 가정통신문이 왔다. 자전거 통학을 금지한다는 학교의 대책이었고 일방적인 통보였다. 비정상적이었다. 학교가 면사무소나 파출소와 만나 아이들의 자전거 통학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야기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혹시 마을교육공동체가 만들어진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그동안 마을교육공동체는 보편적인 교육정책이 되었다. 우리 지역도 다양한 학교의 프로그램에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참여하고 있고 방과후 학교를 통합하는 풀뿌리교육지원센터가 생겼으며 마을교육공동체를 꿈꾸는
[완주신문]완주으뜸상품권을 보면 아나키스트였던 실비오 게젤이 고안한 ‘공짜돈’(Freigeld)이 떠오른다. 실비오 게젤의 저서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에서 공짜돈의 이론을 찾아볼 수 있다. 기존 경제 질서에서 우리들이 쓰고 있는 돈은 소수의 사람들에게 당장 필요없는 잉여자본을 생산케 한다. 우리들이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는 보관하고 유지하는데 비용이 들지만 화폐는 별도의 비용없이 그 가치가 유지된다. 이에 저축이 가능하고 잉여자본을 만드는데, 가장 좋은 방식이 화폐이다. 자본이 형성되는 원인이 바로 저축이다. 하지만 자본의 축적이 아이러니하게도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다. 국내에서는 IMF를 경험한 것처럼 대규모 경기침체와 대공항 등은 기존 자본주의의 고질병이었음을 증명한다. 돈을 빌린 사람이 빚을 갚지 못해 집이나 공장을 강제로 빼앗기고 한곳의 부도가 연쇄적으로 악순환을 일으킨다. 아울러 자본을 축적한 부자들은 이때 싼 가격에 모든 것을 쓸어 담아 자산을 더 키운다. 경기침체에서 어떤 이는 파산을 하고 어떤 이는 더 부자가 되는 불평등한 상황이 반복된다. 특히 부자가 되는 것은 소수이고 대다수는 큰 피해를 입는다. 이러한 불균형한 부의 재분배의 원인은 화폐
[완주신문]죽음이라는 당장의 위협이 눈앞에 널브러진 초유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왜 교육에 신경을 쓸까? 대부분의 교육은 현재의 이익보다 미래 지향점을 좇는다. 때문에 위급한 순간 교육을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앞에서도 교육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흐트마 간디는 ‘진리의 실험을 위해서’라고 답한다. 인류는 시대정신을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교육을 중요한 과제로 삼아왔다. 서양 지성의 기원이 플라톤의 아카데미아에서 시작됐다면, 동양의 지적 토대는 중국의 춘추 전국시대를 이끈 제자백가다. 한편에서는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합리적 이성 추구 쪽으로 발전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윤리의식 함양을 중시하는 수기(修己) 관련 학문이 자리 잡았다. 이 유산들은 산업혁명과 더불어 활발한 교류로 동·서양을 구분할 수 없을 만큼 혼재되어 나타난다. 삶을 운용하는 실용적 차원의 지식 생산과 분배 방법론을 연구하는 한편, 타자와의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한 윤리교육을 다각도 측면에서 고려한다. 이런 의미에서 학교는 ‘사회의 작은 실험실’이다. 간디에 따르면 인성함양과 괴리된 채, 정보전달 위주의 지식 교육을 통해 기계적인 지성만을 도드라지게 하는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