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우석대학교에서 삼례터미널 사거리로 이어지는 삼례 명품가로수길 조성사업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2017년 제1차 전라북도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시작으로 무려 3년간 애써온 결과다. 완주군청 산림녹지과를 비롯한 도시개발과, 지중화사업에 적극 협조해준 한국전력 전북지역본부 등 많은 분들의 노고 덕분에 가능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애쓰신 모든 분들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지난 7월 말 완주군청 산림녹지과 직원들과 함께 서울특별시 중구에 다녀왔다. 중구는 서울시청부터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경제, 문화, 언론의 중심지이고 신·구 유통시장이 복합적으로 형성돼 있는 대표적인 상업지역이다. 퇴계로, 청계천로 등 간선도로가 지나는 교통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서울의 요충 지역에 심어진 가로수가 바로 삼례 명품가로수길에 식재하고자 하는 ‘소나무’다. 서울 중구를 방문했던 것은 삼례 명품가로수길 식재로서 소나무가 적절한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해서였다. 일단 소나무로 가로수길을 조성하는 자체가 드물다. 생태적 궁합도 중요한데, 2018년 통합 삼례중학교 신금로를 따라 심어진 70주의 소나무 중 현재까지 살아남은 소나무는 단 7
[완주신문]최근 공공기관은 ‘악성 민원인’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폭행하는 취객에다, 동사무소 행정실 직원의 머리채를 잡는 민원인이 있는가 하면, 구청에 8개월 동안 2800여건의 민원을 제기한 사람도 있다. 이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글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졌고, 네티즌들 중 상당수는 본성적 측면에서 악성 민원인들의 행위를 평가했다. 이해 문제가 얽혀있을 수 있겠지만, 저런 정도의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은 본성적으로 악한 성향이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이다. 완주군에서도 최근 악성 민원인으로 취급돼 사법처리를 받은 일이 발생했다. 사건의 전말을 요약하자면, 배매산 고화토 폐기물 사건으로 몇몇 민원인들이 항의를 위해 완주군수실을 찾았다.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감정이 격해진 민원인 A씨가 “당신들도 이 냄새를 맡아봐야한다”며, 자신들은 수년째 이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과 함께 폐기물매립장에서 시추한 고화토를 바닥에 쏟았다.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은 A씨를 악성 민원인으로 판단하고,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정말로 A씨가 악한 본성 때문에 고화토를 쏟은 것일까?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필립 짐바르도는 악성
[완주신문]새만금은 완주에서 발원한 만경강의 최종 목적지다. 새만금은 예로부터 한반도의 자궁으로 불려왔으며, 완주의 만경강은 자궁을 풍요롭게 하는 양수 역할을 해 온 곳이다. 즉 완주의 만경강은 군산과 김제, 부안에 이르는 새만금 갯벌의 풍요를 이루어준 생명의 물이었다. 이제 30년전 과거로 가보자. 옛날 전북 정읍 출신의 전라북도 도지사가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책기획담당특보이며 경제출신관료로 명망이 높은 사람이다. 그의 이름은 유종근. 경제통을 내세우며 ‘새만금간척사업 곧 전북발전’라며 강한 추진 의지를 내비쳤던 사람이다. 그의 대표적 망언은 다음과 같다. “갯벌을 메꿔 공장을 짓고 물건을 만들어 팔자. 이렇게 번 돈으로 나중에 환경을 보호하는데 많이 쓰자!” 잠시 새만금의 과거를 보자. 새만금은 풍요의 갯벌이었다. 동진강과 만경강이 만들어낸 하구 갯벌은 백합이며 동죽, 바지락을 품고 있었으며, 봄에는 실뱀장어와 주꾸미, 여름은 갑오징어와 꽃게, 가을엔 전어, 겨울은 숭어를 몰고 오는 풍요의 바다였다. 그 상태에서도 경제적 가치가 충분한 곳에 이 곳을 메꿔 공장을 짓고 물건을 만들어 팔자는 사람이 진정 경제통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미 20년 전
[완주신문]어린 나이에 들어간 첫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멈춰있던 2018년 어느 여름, 운명처럼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일을 만났다. 소방관으로 멋지게 생활하고 있는 사촌 여동생의 영향을 받은 것이 첫 시작이었지만, 흔히 ‘국민의 영웅’이라 불리는 소방관의 이미지에 내 모습을 습관처럼 대입해보며 소방에 대한 꿈은 점점 뚜렷해져갔다. 방화복을 입고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불을 끄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노라면, 두려움보다는 왠지 모를 설레는 기분을 느꼈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에 앞서, ‘내가 어떤 사람이었지?’를 자연스레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소방 조직에 이미 적합한 사람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첫째로 나는 원칙적이면서도 정의로운 사람이다. 조직 내의 원칙과 스스로 세운 기준을 적절히 융합하여 생활하면서도 타고난 정의심으로 소방관으로서 희생정신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두번째로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원활한 현장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이런 기질들이 바탕이라면 그 어떤 일보다도 큰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직업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수많은 직업군이 있지만, 소방만큼 일분일초를 다투며 위기의 상황을 직
[완주신문]삼례공용주차장 환경개선사업이 석달째 방치되고 있어 인근 상인과 주민 등이 주차 대란을 겪고 있다. 이곳 공사는 지난 6월 12일 시작돼 오는 9월 12일까지 완료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사는 시작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시행됐지만 긴 공사기간 탓에 오히려 피해를 주고 있다. 더구나 이곳 주차장은 바로 옆에 재래시장이 있어 상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19와 긴 장마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래시장이 주차마저 용이치 않게 되자 이용객들의 발걸음이 더욱 줄었다. 삼례읍은 완주군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붐비는 번화가 중 한 곳이다. 평소에도 주차난을 수시로 겪어와 주차장에 대한 요구가 컸다. 이 때문에 이번 공용주차장 환경개선사업에 상인들과 주민들은 양손을 들어 반겼다. 실제 공사를 시작한다고 하자 적극적인 협조로 주차차량을 신속히 이동하기도 했다. 더 나은 주차환경을 위해 그간 고통을 감내했지만 정작 사업은 시작도 않고 있으니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시장 상인과 주민들은 부족한 주차 공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텅 빈 넓은 주차장 부지를 보고 있자니 울화통이 터진다고 한
[완주신문]기억하는가? 시(詩)가 인간의 정서를 쓰다듬어 주던 그때를. 시를 읊조리며 자유와 고독에 심취하던 그 낭만을. 시간의 샘[井]에서 느리고 게으르게 자아를 퍼 올리며 꿈을 찾아 방황하던 그 청년을. 경쟁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일삼아 시를 암송하거나 느끼는 것은 효율적인 공부법이 아니다. 시란 그저 운율과 음조를 따져가며 시험 출제 유형을 익히는 대상일 뿐이다. 이 때문에 현대 청소년들은 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시의 상징체계와 은유를 분석하지만, 시에 담긴 의미를 음미하지는 않는다. 시어 속에서 든 그리움이나 외로움 때문에 밤을 뒤척이는 대신 시인조차 풀지 못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며 새벽을 맞는다. 이렇게 청소년들은 진작부터 성과 사회(成果 社會) 이면에 축적된 피로와 탈진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 시대 교육은 미래의 더 나은 삶을 볼모로 그들에게서 ‘시’와 ‘시간의 샘’을 빼앗았다. 현대 청소년들은 어느 시대보다 뛰어난 학습능력을 보유한 주체들로 명민하고 이성적인 존재들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가 배제된 교육이 길러낸 이들의 정서는 거칠고 메마르다. 심지어 포악하기까지 하다. 지난 4월 모 중학교 2학년 이민호(가명·14) 군이 또래 학생 13명에게 집
[완주신문]대한민국 헌법 제1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완주군은 축사 허가를 두고 이러한 형평성 원칙과 어긋나는 듯한 이중적인 태도를 취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초 한 주민은 고산면 남봉리 993-2에 축사를 짓게 해달라고 완주군에 신청했다. 하지만 완주군은 이를 불허가했다. 인근에 실외낚시터가 위치해 있어 축사가 추가 신축될 경우 낚시터에서 사용 중인 지하수의 수질, 분뇨로 인한 악취 영향이 가속화 될 우려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해당부지와 낚시터의 거리는 100m 이내다. ‘완주군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제3조 제3항에 따르면 5호이상의 민가가 밀집한 지역・마을회관・모정・병의원・사회복지시설・공공기관이 설치・운영하는 수련원・유원지의 건물부지 경계와 가축사육시설대지 경계선의 가장 가까운 직선거리가 300미터 이내에서는 소를 키울 수 없다. 하지만 실외낚시터의 경우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제한 항목은 없다. 게다가 축사 허가를 받은 해당부지 옆 고산면 남봉리 993-1은
[완주신문]여름으로 들어서면서 또 하나 복병을 만났다. 코로나19가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데 이번에는 장마가 합세해서 어렵게 한다. 이럴 때는 몸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상수(上手)이다. 자연에 대한 도전은 무모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활동 범위를 최소화하고 장마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장마와 함께 태풍이 한차례 지나가고, 역대 장마 기간 최장 기록인 49일을 넘기고서야 장마 기세가 누그러졌다. 이제는 움직여도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 분위기 전환을 할 겸 위봉폭포를 찾아 나섰다. 여름을 걷기 위해서였다. 위봉폭포는 완주 소양면에 있다. 소양면 소재지를 지나 송광사 앞을 지나다가 잠시 방향을 바꾸었다. 이곳을 지날 때면 언제나 그렇듯이 송광사에 잠시 들리고 싶었다. 장마가 오기 전에 화사하게 꽃을 피웠던 연지에는 연자(蓮子)가 여물어가고 있다. 송광사는 긴 장마에도 흔들리지 않고 전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여전하다. 다행이다. 송광사를 나와 다시 가던 방향을 찾았다. BTS가 다녀간 오성한옥마을을 끼고 고개를 넘는다. 몇 구비를 돌아서 고개에 오르면 위봉산성이 맞이한다. 도로 양편으로 산성이 일부 복원되어 있다. 잠시 길 옆 공터에 차를 세우고
[완주신문]완주군 농경지 46ha가 침수됐다. 워낙 타지역 침수 피해가 크다보니 완주군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하지만 침수 피해의 원인으로 인근 산업단지 개발이 거론되며, 개발과 환경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완주테크노밸리 제2산업단지 개발로 인해 이곳을 지나는 석탑천과 봉동읍을 지나 삼례읍 석전리에서 만나는 우산천 인근의 침수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산천 또한 현재 개발 중인 농공단지의 영향으로 침수피해가 심해졌다고 농민들이 토로하고 있다. 삼봉신도시 아래 쪽에 위치한 삼례읍 와리도 마찬가지다. 논은 물론 비닐하우스까지 모두 물에 잠겼다. 이는 해당 지역에 동시에 개발이 이뤄지며 이번 같은 폭우가 내릴 경우 그대로 지형을 따라 아래로 흘러내려 기존 하수설비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발 전에는 산과 농지 등에서 물을 저장하며 내린 비를 천천히 흘려보냈으나 개발로 인해 물이 머물 곳이 사라져 그대로 쓸려 내렸다. 또한 석탑천과 우산천의 수압이 높아지며 물이 한 번에 흐르지 못하고 역류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에 작은 지천의 물이 나가지 못하고 되돌아가 농지로 넘쳤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개발이 일대 환경을 바꿔 놨다. 지역주민들
[완주신문]얼마 전 사회적경제와 관련한 기사를 주로 다루는 신문에서 지역에 있는 비어있는 집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빈집 큐레이션 플랫폼 ‘유휴’ 운영하고 서울 동작구에 작은 술집 ‘공집합’을 만든 소셜벤처 건축사무소 블랭크의 문승규 대표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이런 일을 색다른 지역성을 찾기보다 지역주민의 더 나은 일상을 위해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완주공동체미디어센터는 ‘방구석 장기자랑’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불가능해서 교육, 공연, 영화상영 등이 어려워지자 주민들이 동영상을 찍어 채널에 올리면 이를 심사해서 작은 상을 주는 것이었다. 가족이 모여 합주를 하고 아이들은 싱거운 놀이로 장기자랑을 했으며 왕성한 활동을 하던 중창단은 힐링송을 각자 불러 편집한 동영상을 만들었고 동네 고등학생은 여자친구가 없는 것도 코로나 때문이라는 자작곡 동영상을 올렸다. 그렇게 우리 동네는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응원했다. 코로나19가 조금 잠잠해지자 동네에 있는 미디어센터와 시장의 상인회가 ‘느닷없이 영화상영’이라는 행사를 열었다. 그동안 서로 만나지 못했으니 영화를 보며 서로 위로하자는 행사로 미디어센터는 영화를 상영
[완주신문]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윤리심판원을 열고 당헌에 따라 완주군의회 의원 둘을 제명하기로 했다. 단합과 결속을 위해 내부그룹을 형성하고, 조직 구성원들의 사고와 이념을 일체화하는 것은 현대 정치판에서 흔한 일이다. “우리에게는 삶을 이어나갈 정도의 미약한 확신만 존재할 뿐이다.” 이는 19세기 영국의 정치 철학자 존스튜어트밀의 금언으로, 무오류성의 위험을 지적하는 말이다. 그는 민주주의 핵심에 ‘표현의 자유’를 두었다. 다양한 가치가 상존하는 현대 사회에서 모든 주장을 철회시킬만한 절대적 확실성을 보증하는 하나의 신념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에서 보면 민주당 당헌 84조는 이에 반대하는 두 의원의 정치적 신념보다 더 우월한 것은 아니다. 당헌에는 정당을 운영하는데 좀 더 효율적일 수 있는 ‘약한 확신’만 있을 뿐, 그것이 무오류성을 담보하는 절대적 진리가 아님을 인식해야한다. 이 원리를 놓친다면 표현의 자유는 박탈당하고, 참된 민주주의는 실현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표방한다. 이 지향점은 인류가 오랜 경험을 통해, 특정한 일인(一人)이나 일부 집단에게 독점적 정치권력을 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이지 깨달은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