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주신문]지속적인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선제적 조치로 위기를 넘긴 사례가 회자되고 있다.
먼저 상관면의 지방하천인 수원천의 제방도로 일부가 완전히 붕괴될 위기를 마을이장의 역투로 피해를 최소화한 일이 있었다.
지난달 28일 이후 이달 8일까지 완주군의 누적 강우량은 525.5mm를 기록하는 등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은 비가 내려 호안유실과 도로 파손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상관면의 경우 같은 기간에 682mm의 장대비가 쏟아져 완주지역 내 최고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 와중에 상관면 의암리 수원천의 제방도로가 불어난 급류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 7일 1100m 가량 유실되는 반파 피해가 발생,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묘원마을 박영섭 이장은 “끝없이 쏟아지는 장대비에 지방하천 제방도로가 버틸 수 있을지 걱정돼 전날 밤 한숨도 못 이룬 채 새벽부터 정신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며, “급기야 제방도로 반쪽 가량이 맥없이 쓸려 내려갈 때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에 박 이장은 톤마대 쌓기를 위한 장비 투입 등 응급복구를 호소하고 나섰다. 때마침 지역구 피해 현장을 점검하던 완주군의회 정종윤 의원이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하며 함께 응급복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영섭 이장은 “당장 응급복구를 하지 않으면 남은 제방마저 유실돼 인근 마을이 물에 잠길 수 있다”며 신속한 복구를 강력히 주장했고, 정 의원도 현장을 지키며 경찰과 소방서에 안전조치 지원을 요청하는 등 적극 거들고 나섰다.
이로 인해 차량통제 등 안전조치 속에서 유실도로 응급복구를 위한 톤마대 쌓기가 곧바로 진행될 수 있었고, 제방도로가 완전히 유실돼 인근 마을을 덮치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아울러 이날 응급복구에는 중장비를 가진 주민뿐만 아니라 새만금고속도로 8공구 시공을 맡은 두산건설, 상관면의용소방대, 35사단 군 장병들까지 나서 제방복구에 힘을 보탰다.
박 이장은 “큰 비가 내려 경황이 없었지만 어떻게 해서든 제방도로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하겠다는 일념뿐이었다”며 “많은 분들이 도와줘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순덕 상관면장도 “급박한 상황에서 한 마음으로 나서 준 많은 이들이 있었기에 위기를 잘 대처할 수 있었다”며 “두산건설 직원들과 군 장병, 군 직원들에게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재해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 동안 249mm의 강우량을 기록한 소양면의 한 저수지가 행정의 선제적 대응과 주민들의 사전 조치로 붕괴되는 위험을 방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주군에서는 지난 7일부터 다음날인 8일 오전 11시까지 평균 강우량 205.0mm를 기록하는 등 집중호우가 쏟아져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소양면의 경우 8일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무려 51.0mm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완주군은 소양면 죽절리 분토저수지가 범람할 위험에 처하자 이날 오전 9시 43분에 마을주민 대피명령을 내리는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해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특히 분토마을 임성호 이장과 마을주민 임재복 씨 등은 전날에 호우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분토저수지 범람 가능성을 우려해 사전에 저수지 둑에 대형 방수포를 씌우는 등 예방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선제적 조치로 분토마을은 집중호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다행히 저수지가 범람했음에도 인명피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1945년에 흙댐 형식으로 설치한 분토저수지는 제방 길이 70m에 높이 6.3m로 총 저수량만 12만3천톤에 육박한다. 이 저수지의 유역면적은 98ha에 수혜면적만 15ha에 육박, 자칫 저수지가 붕괴할 경우 적잖은 피해가 우려됐다.
완주군은 이밖에 죽절제와 응암제 범람 위험이 있다고 보고 8일 오전 주민대피명령을 내리는 등 적극적인 호우피해 예방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