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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월동 ‘온·습도 관리’로 집단 폐사 막는다

농촌진흥청, 저장고·물주머니 보온 기술 개발… “봄철 생존율 향상 기대”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이 겨울철 꿀벌 집단 폐사 문제를 줄이기 위한 ‘월동 환경 유지 기술’ 2종을 개발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과 한파가 반복되면서 꿀벌 생존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온·습도 관리로 월동 스트레스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최근 겨울철 낮 기온이 12도 이상인 날이 이어지면 여왕벌이 봄으로 착각해 산란을 시작하고, 일벌 역시 육아 활동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일벌 수명은 기존 약 150일에서 40일 수준으로 급감한다. 결국 봄이 오기 전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벌무리 전체 붕괴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집단 폐사는 양봉 농가의 직접 피해를 넘어 과수·채소 등 수분(꽃가루받이)에 의존하는 농업 전반의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대응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이번에 선보인 기술은 △‘꿀벌 월동 저장고’ △‘물주머니 활용 보온 기술’이다.

‘꿀벌 월동 저장고’는 저온 환경에서도 실내 습도를 7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 제습기는 저온에서 효율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 냉동기 팬 속도를 낮추고 공기 순환 팬 속도를 높여 수분을 성에 형태로 제거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실내 온도는 약 5℃ 수준으로 유지된다.

 

또한 꿀벌의 민감성을 고려해 마찰 소음이 적은 BLDC 모터와 3단 공기정화 필터를 적용하고, 꿀벌 눈에 보이지 않는 붉은 조명을 설치해 수면 방해를 최소화했다. 해당 저장고는 월동 이후에도 양봉 산물 보관용 저온 저장시설로 활용 가능하다.

 

야외 양봉 농가를 위한 ‘물주머니 활용 보온 기술’도 주목된다. 마그네타이트(철가루)를 넣은 물주머니를 벌통 외부에 설치해 온도 변화를 완화하는 방식이다. 물이 얼고 녹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잠열’을 이용해 급격한 온도 변동을 줄이는 원리다.

 

실제 충북 청주 농가 실증 결과, 해당 기술을 적용했을 때 벌통 외부 온도 변화 폭이 평균 15도에서 6도로 절반 이하 감소했다. 현장 농가 역시 “벌무리 세력 형성이 더 안정적이고 활발했다”고 평가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기술이 겨울철 급격한 기온·습도 변화로 인한 꿀벌 스트레스를 줄여 월동 성공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관련 기술 2건에 대한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2027년까지 현장 검증을 거쳐 2028년부터 시범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국립농업과학원 성제훈 원장은 “꿀벌은 농업 생산과 생태계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신기술 보급을 통해 꿀벌 보호와 농업 생태계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