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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일상]행복의 조건

[완주신문]내가 어릴 적 우리 집이나 어느 가정이고 식구가 십여 명씩 되었어도 삼사 평 단칸방이나 초가삼간 부엌 하나 방 두칸이 고작이었고 혹은 사랑방까지 셋인 집도 있었지만 사랑방은 이웃들의 마실 방으로 쓰였으니 실상은 삼사 평의 좁은 공간에서 온 가족이 어우러져 살았어도 크게 불편함을 모르고 다툼이나 불평이 없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공양하고 부모님을 공경하는 형제의 우애는 부족한 식량이나 허름한 의복이 행복과 평화를 깨뜨리지는 못했다.

 

비약이지만 개나 돼지나 고양이는 여러 마리의 새끼들이 한 어미의 젖을 빨고 자라지만 십여 마리의 숫자 때문에 힘든 게 아니라 한 울타리의 한 무리로 더 잘 자라는 것이다. 

 

백수의 왕 사자가 제 아무리 날카롭고 힘이 센 이빨과 쇠스랑 같은 발톱이 있을지라도 혼자일 땐 누나 얼룩말이나 물소가 가소롭게 여기지만 무리로 힘을 모아 살아가기에 동물의 세계를 제패하는 것이고 숫자가 많아서 살아가는데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뭉치니 힘이 커지는 것이고 흩어지면 힘이 약한 외톨이라 생존 할 확률조차 낮은 것이다. 

 

식물도 마찬가지로 소나무나 억세나 갈대나 코스모스 같은 온갖 숲들이 한곳에 모여 서로가 버팀목으로 군락을 이루는 그들만의 세상이 되는 것이고 물고기도 마찬가지다 그 넓은 바다 속이지만 고등어나 갈치나 참치나 전어는 그들대로 큰 새우나 작은 새우도 그 종류대로 손잡고 어깨동무함으로 천적이 넘치는 험난한 그 세상에서 큰 무리로 번창하는 것이다.    

 

미역이나 다시마나 김 같은 바다 속 식물이나 조개나 소라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넓고 광활한 물속이지만 저들만의 별장이나 단독주택이나 울타리를 치지 않고 이웃과 손잡고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인데도 만물의 주인인 사람은 무한한 지혜와 능력과 용모와 생각이 제각각이니 세상의 잣대로 생각해선 안 될 일이지만 무섭게 발전하는 과학의 산물인 스마트 폰 하나에 세상의 온갖 지식을 담는 경이로운 시대에도 불변하는 행복의 진리가 있으니 그것은 붉은 피로 하나 된 부모와 자식 형제인 가족이다. 

 

그런데도 개인의 자유나 개성이나 쾌락을 위해 부모 되기를 자녀두기를 가족 만들기를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니 이런 외톨이들은 강아지나 고양이나 기타 잡다한 동물들을 애지중지 하는 것으로 행복을 대신하려고 하지만 이웃 없이 혼자만의 능력으로는 눈부신 첨단 과학이나 문화나 의료를 누릴 수 없는 것이고 기력이 쇠하는 그 날에는 그 애완동물들로부터는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무궁화나 은행나무 같은 가로수나 주위의 숲들을 보자 옷 벗는 가을의 앙상한 가지에도 주렁주렁 열매는 종자와 식량으로 내일의 등불을 준비하는데 지구의 주인인 인간들은 뛰어난 머리로 고작 개인의 자유를 위하여 결혼을 기피하고 자녀를 낳지 않고 가족을 멀리하는 공허한 삶이니 자살하는 숫자가 교통사망을 능가하고 5~60대들의 고독사가 급증하는 것이다. 

 

우리네 중년들은 하나나 둘만 낳은 자녀들을 금이야 옥이야 저들 외에는 귀한 것 없이 저들만을 위한 양육으로 애국심이나 협력이나 양보나 봉사를 모르고 우애나 효도나 공경을 보지도 못하여 배울 기회조차 없었으니 지 혼자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 젊은이들로 가득한 게 아니가 하는 생각이며 한 끼의 양식을 위하여 하루해를 허덕이며 보릿고개를 넘어온 우리네들은 결혼 하나 그 자체가 로망이었고 행복이었지만 요즈음 젊은이들은 결혼을 사치로 생각하고 홀로이기를 바라니 가정이 없는 자유나 가족을 떠난 행복은 존재할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달아 가족을 귀히 여기는 젊은이들로 이 땅의 진정한 주인으로 번창하기를 두손 모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