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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행감 생중계를 바라보며

[완주신문]완주군의회가 유튜브 등을 통해 행정사무감사 생방송을 시작했다.

 

이는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주민 모니터링의 결실로 여겨진다. 이제 언제, 어느 곳에서 관심만 있으면 스마트폰이나 PC로 완주군의회 활동을 실시간으로 방청이 가능하다.

 

통신 기술 발달로 당연하게 여겨질 수 있는 의회 생중계는 쉽게 이뤄진 게 아니다. 주민 방청이 거의 없었던 완주군의회에 방청객이 찾아오면서 여러 진통을 겪었다. 주민과 의원들 간 이견으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고 시위도 여러번 있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돌이켜보면 행감장 내부에 방청객을 위한 책상이나 자료집도 이러한 진통을 통해 제공되기 시작했다.

 

지방의회가 시작된 지 30여년이 흘렀지만 주민들은 의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의원들이 누구인지 잘 모르고 관심도 적은 게 현실이다. 민주주의 시스템 도입으로 지자체장을 주민들이 선출하고 이를 감시・견제하기 위해 지방의회 의원들을 뽑아 권한을 부여했지만 대부분 지자체는 민의 반영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일부 지자체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의회 모니터링을 시도하고 있다.

 

완주군에서도 이러한 활동이 2년전부터 시작됐다. 주민들이 행정사무감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방청하고 의원 활동과 피감부서를 평가해 공유했다. 완주군 풀뿌리민주주의 실현에 큰 발걸음을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의회 생중계를 바라보자니 완주신문 창간 후 행감 보도를 시작했던 때가 떠오른다. 단편적인 보도만으로도 평온한 줄만 알았던 완주군의 많은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해결의 필요성이 여론을 형성했다.

 

당시만 해도 발언 후 자리를 이탈해 장시간 행감장에 돌아오지 않는 의원도 있었고, 휴대폰을 보며 딴짓을 하는 의원도 있었다. 신기하게도 주민들의 모니터링이 시작된 후 이런 모습이 사라졌다. 나아가 적극적인 열정을 보이는 의원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경쟁적으로 모니터링에 적극 참여했던 주민들이 보이지 않는다. 의회 생중계라는 혁신을 이룬 주인공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카메라를 통해 우리가 뽑은 대표들의 활동을 지켜보고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