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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일상]야외무대 고산천

헤엄치는데 갑자기 쳐들어온 거친 파도 
목구멍 넘어온 겨울바람 새 주인 되었고
눈처럼 푹푹 빠지는 모래 언덕   
보석상자 흩어 놓은 간질이는 자갈밭
별이 된 박물관 속 그림책이다  

 

앉은뱅이 수중 잡풀과 키다리 들풀이
능수버들 휘어감아 어깨동무 하는데 
셋방살이 커튼 내리고 낮 가리는 황조롱이다 

 

갈대와 억새가 손잡아 울타리 치고
농약과 중금속 빨래하는 겉치마자락
속치마 쳐들고 입 맞추는 쉬리 버들치 
물안개 걷어내는 철새들이다

 

초가집 짓고 텃밭 가꾸는 
옷고름 풀어준 색동저고리  
꼬리치는 송사리 호미질 하는 들새들 
피리 부는 풀벌레 낚시하는 물오리 떼 
오케스트라 공연장 고산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