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후원하기

[사설]밥그릇은 깨지 말아야

[완주신문]전국 최초로 시작된 완주로컬푸드가 이제 더이상 전국 최고는 아니게 됐다. 후발주자들의 추격으로 이미 로컬푸드가 가장 잘되는 곳은 세종시 등으로 평가받는다.

 

레드오션이 돼버린 로컬푸드는 전북에서만 해도 최근 관련 사업 지원이 완주가 아닌 고창이나 부안으로 선정됐다.

 

‘최초’, ‘유일’이라는 특수성이 사라진 완주로컬푸드는 이제 생존을 고민해야한다. 전주시에 있는 완주로컬푸드 매장에 납품을 못하는 전주 농민들은 불공정을 외치고 있고, 심지어 전주에서 퇴출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전주로컬푸드 매장은 현재 2개에서 4개로 확대할 계획으로 거침없이 추격 중이다.

 

최고의 자리를 빼앗긴 이유 중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내에서 수년간 지속돼 온 자중지란이 한몫을 했다는 것에 대해 부정하기 어렵다.

 

지난해 초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매장 중 매출이 가장 큰 혁신점이 완주공공급식지원센터로 넘어간 뒤 순차적으로 나머지 5개 매장도 재계약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지난해 7월 혁신점 다음으로 매출규모가 큰 모악점에 대한 재계약 부적합 판정이 나와 이런 우려가 현실화됐다. 로컬푸드협 매장 중 혁신점은 전체매출의 30%, 모악점이 20%로 조합의 위기감은 고조됐다.

 

이에 완주군에서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상징성과 조합에 기회를 주기위해 경쟁입찰 시기를 최근까지 유예했다.

 

로컬푸드협은 수년전부터 내홍을 겪으며, 지역에서 지속적인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5월에는 대의원총회를 열고 직매장 전부를 한꺼번에 완주군에 반납하려 했지만 부결되고, 이어 일부 이사들이 “로컬푸드협동조합을 지켜달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으나 다시 이사회 안에 갈등이 불거지며 고소・고발까지 있을 정도로 대립이 심화됐다.

 

이 와중에 일부 이사들은 “모악점 재계약은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을 정도로 내홍이 더 심각해졌다.

 

이제라도 조합 내부 갈등이 해소되고 정상화가 돼도 과거와 다른 불리한 여건으로 옛 명성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협동하기 위해서 모였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제발 밥그릇을 깨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