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나는 젊어서부터 청바지를 즐겨 입는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도 무난하기 때문이고 칠십이 가까워지면서부터는 청바지를 입으니 젊어 보인다는 그 말이 좋아서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려운 80년 대 한 친구의 부인은 십여 년 가까이 청바지 하나 가지고 일할 때나 외출할 때를 가리지 않고 그 바지가 그 바지이지로 모임이나 식장에 갈 때는 세탁을 하면 되었다. 보기가 딱하여 000씨 이제는 집도 마련했으니 예쁜 옷도 사 입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청바지는 질기고 튼튼하여 오래 입어도 헤어지거나 때를 타지 않으며 몸을 보호하는 데 뛰어난 목화 재질로 미국 광부들의 전용물이 되었고 광부들을 위하여 특별히 만든 제품인지는 모르지만 세기를 넘나들며 남녀노소들의 사랑이 시들 줄 모른다. 80년대 이전 못살던 시절엔 부잣집 사람들은 언제나 새 옷으로 멋을 부렸지만 보통 사람들은 낡아 구멍이라고 생기면 기워 입었고 양모의 고급 재질은 어느 한 부분이 찢어지거나 구멍이라도 생기면 다른 부위의 실을 뽑아 한 올 한 올 짜깁기를 하여 눈가림을 했었지만 세탁을 모르는 너덜거리는 누더기 옷은 구걸하는 자들의 표상이었다. 부국의 상징인 미국의 걸인 히피족이 매
[완주신문]오래전에 휴지조각 하나 없는 깨끗한 복도에 내 앞으로 걸어 나오는 옆집 학생이 칵 하고 가래침을 목도에 내뱉는데 나도 모르게 ‘야 임마’하고 호통을 치고 보니 그 학생 쳐다보기가 민망했다. 내 얼굴에다 가래침을 내뱉는 것 같아 엉겹결에 나온 말이다. 조용히 타일렀거나 못 본채 했을 걸 하는 후회와 함께 계면쩍어지는 아침이 되고 말았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니 목구멍을 헤집는 담배 냄새가 숨이 막힌다. 버스승강장을 향하는데 중년의 남성이 담배 연기로 산뜻한 아침공기를 희석시킨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못다 마신 커피 잔과 삼분의 일도 못 태운 담배 꽁치와 휴지조각과 얼룩무늬 침 자국은 한 폭의 모자이크 그림이 되는 승강장이다. 모임 때마다 어김없이 집 앞에 차를 대는 회원의 전화를 받고, 고맙다며 나가보면 어김없이 담배를 물고 있다. 차문을 열면 굴뚝 냄새가 숨이 막히고 십여분 거리의 중간에도 불을 붙이고 도착하기가 무섭게 담배를 또 입에 물어도 성의를 무시할 수도 없어 고민도 함께 동승이 되는 셈이다. 80년대 영등포 한 예식장 로비에서 제비 같은 미모의 젊은 여인이 구름 밟듯 걸어와 내 앞 의자에 앉더니 핸드백을 열며 스스럼없이 담배를 꺼내더니
[완주신문]한 시간쯤 걸어가면 재미삼아 기르는 텃밭이 있고 그 옆에 우사가 있는데 우사 입구에 목줄에 매여 있는 털복숭아 삽사리 3마리가 우리만 나타나면 목줄이 끊어지게 날뛰며 반긴다. 우리 집사람이 가끔씩 별미를 가져다주는데 먹이를 향하여 그렇게도 발버둥 거리던 개 한 마리는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거들떠보지도 않아서 왜 그러느냐고 물어 보니 새끼란다. 어미가 그릇을 다 비우기까지 꼴깍 꼴깍 침을 삼키며 다 먹기를 기다려 준다는 것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새끼를 낳은 어미들은 새끼를 위하여 지 목숨을 돌보지 않고 온갖 정성을 다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천적에까지도 맞서는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꼬리를 흔들며 알랑 방구를 떨며 살살거리던 애견도 새끼만 낳아 어미만 되면 이빨을 드러내며 하극상을 일삼지만 일단 성체가 되면 새끼와 어미의 관계는 강 건너 불구경이 되고 안면을 바꾸어 살벌한 경쟁의 대상이 되는 게 야생이다. 사람들의 세계에서도 흔하지 않는 이야기다. 이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주위로부터 보고 배운 것도 없는 삽사리를 보면서 사람이라면 천성의 성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부모님 공경은 뒷전이지만 자녀라면 쌍불을 켜는 세상
[완주신문]바닥에 깔린 돌들이 투명하게 비치는 물에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하거나 나무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는 이들로 붐비었던 신흥계곡.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적막한 곳이 되어가고 있다. 계곡이 시작되는 곳에서 산을 파헤쳐 건물이 지어지고 잔디밭이 꾸며지는 사이, 반딧불이가 은하수처럼 흘러 다니고 희귀나비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니며 다슬기와 가재가 노닐던 계곡물은 그곳에서 나오는 물과 뒤섞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정보공개를 통한 자료와 법원의 판결문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러한 개발은 여러 차례의 불법 행위를 통해 이뤄졌다. 사전에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함에도 하지 않았고, 도로가 없는 맹지에 높다란 건물을 몇 채나 지었고, 대여섯 곳의 산지를 불법으로 훼손했으며, 국가 소유의 땅과 하천을 무단으로 점유해서 담장과 대문을 세웠다. 계곡이 시작되는 상류의 길을 철문으로 가로막아 더 이상 사람들이 다닐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 저들만의 아성을 쌓은 것이다. 장묘시설, 요양병원 등을 들인다는 청사진이 신문에 소개된 적이 있지만 지금 저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길은 없다. 이러한 마구잡이 개발 행위들이 허가권과 관리 감독권을 쥐고 있는 완주군 행정의
[완주신문]완주신문이 창간된 지 2년이 됐다. 완주신문이 창간되고 언론의 기본조건인 ‘정론직필’을 하니 누구 편으로 폄하되기 일쑤다. 그간 완주신문에 대한 구설 중 가장 많은 게 ‘완주신문은 누구 것이다’라는 말이다. 2019년 창간된 이래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임정엽 전 완주군수 신문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정작 임정엽 전 완주군수는 완주신문의 정기구독자도 아니다. 실제 당시 임 후보에 대한 기사가 안호영 국회의원과 유희태 후보보다 많지도 않았다. 완주신문 임원진은 각자 개인적인 정치 성향이 있어도 이를 완주신문 편집과 발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특히 완주신문은 편집권 독립을 존재 이유와 동일 시 하기에 더욱 그럴 수 없는 구조다. 이번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 완주군수에 도전하는 이들의 신문이라는 소문이 들린다.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 신문이다’, ‘소병래 전 전북도의회 부의장 신문이다’ 등 현 군수를 제외한 도전자들이 완주신문의 실소유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의 공통점은 현 집권자들의 신문이라는 말은 안 나온다. 언론의 기능 중 권력에 대한 감시・견제는 매우 중요하다. 이에 충실하다보면 현 집권세력에
[완주신문]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할까? 집단의 힘이 강해질수록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세력을 추종한다는 사실을 경고하며 노암 촘스키가 언론의 책무로 제시한 메시지다. 그에 따르면 삶의 근저를 떠받치고 있는 상식선이 파괴될 때 이런 질문이 제기된다. 우리 신문에서도 이런 질문을 종종 던진다. 최근 고산면 석산업체가 언론중재위원회 전북중재부를 통해 완주신문의 기사를 정정 보도할 것을 요청해왔다. 그간 완주신문은 석산 개발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겪는 고충과 이를 둘러싼 주변 갈등 상황들을 연속적으로 보도해왔다. 특히 4월 23일자 신문에는 고산석산 인근 마을에서 10년 내 발병한 암환자를 자세하게 다루어 회자되기도 했다. 이에 석산업체는 완주신문이 자사 이미지를 추락시켰다며 언론중재 신청을 했다. 석산업체는 사업기간 내내 사후환경영향조사를 통해 대기와 수질환경기준이나 생활소음·진동의 규제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결과보고서를 전북지방환경청에 제출해왔다고 한다. 요컨대 자신들은 석산개발을 하며 아무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에 근거해 자사의 석산개발 사업이 인근 주민의 암 발병과 인과 관계가 밝혀진 바 없음으로, 4월 23일자에 보도된 기사를 정정하고
[완주신문]버스와 트럭으로 대표되는 상용차는 전국 생산의 95%를 차지하고 전라북도 제조업 25%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 전라북도의 주력산업이다. 하지만 상용차의 물량부족으로 인해 전북의 부품업체들은 아사직전의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용차 위기대응에 전북은 정부로부터 5000억 예산을 받아놓고도 지원정책은 따로국밥식으로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제 우리 모두의 생존권을 지켜내고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임을 인식해야 한다. 완주군의회가 주도하는 현대차 살리기 캠페인은 큰 힘이 됐다. 현대차 전주공장 가동률이 40%대로 추락하며 해당회사 침체는 물론 지역경제 직격탄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역정치권의 자발적인 위기극복 실천이기에 진정으로 감사드린다. 고객이 없으면 현대차도 없음을 잘 알고 있다. 더구나 향후 급격한 친환경 상용차 시장으로의 변화에 따른 경쟁은 더욱더 가속화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에서 전동차로의 변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눈앞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에 이제 이를 거부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전국최대 물류기지로 발돋움 중인 완주 제2산단을 현대차
[완주신문]“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내부 갈등의 원인은 무엇인가?” 부끄럽게도 이 질문을 너무 늦게 던졌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내홍은 이미 수년전부터 시작됐고, 2019년 가을 관련 보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1년 넘게 표면적 현상만 관찰했다. 솔직히 갈등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한발 더 다가가지 않았다. 이러한 어쭙잖은 이유로 기자라면 당연히 품어야할 의문과 던져야할 질문을 포기했다. 로컬푸드협 갈등은 지속・심화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로컬푸드협동조합이 사라질 뻔 했다. 지난 11일 조합은 대의원 총회를 열고 ‘사용 수익허가 반납의 건’을 의결했다. 현재 조합이 운영하는 매장은 모악점, 효자점, 하가점, 둔산점, 삼천점 5곳으로, 이중 삼천점을 제외한 4곳 매장은 완주군 소유이다. 이번 대의원 총회에서 완주군 소유의 매장 4곳에 대한 운영을 포기하려 했다. 비록 해당 안건이 부결됐지만 로컬푸드협동조합이 소멸 직전까지 갔다는 사실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완주군 대표 브랜드이자, 대한민국 농업의 대안적 미래를 제시한 모범적 사례인 로컬푸드협동조합이 망하기 일보직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로컬푸드협 소멸 위기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다. 올초 조합에서 운영하던
[완주신문]유상팔백주(有桑八百株)와 박전십오경(薄田十五頃). 뽕나무 800그루와 천박한 밭 15경에 대한 옛 이야기가 있다. 삼국지의 제갈량이 유비를 만나 삼국통일을 위해 집을 떠날 때 동생 제갈균에게 ‘유비현덕이 세번 찾아 주어 나갈 터이니, 너는 여기서 부지런히 밭을 갈아 땅을 묵히는 일이 없도록 해라. 뜻을 이루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제갈량이 천하통일의 큰 뜻을 두고 가족을 위해 사사로이 유상팔백주와 박전 15경을 남겨 두어 실패했다는 비판이 있다. 이 이야기를 통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자는 한치의 사심도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철저한 도덕성은 유사하다. 반면, 하(夏)나라의 우(禹)임금은 9년 동안 치수(治水)를 하며, 자기 집 앞을 세번 지나쳤으나 단 한번도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는 우임금이 집안 식구들을 위하는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백성들을 위해 일하는 자리에서 사사로운 정에 이끌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만약 우임금이 자신과 가족 살 길만 챙기느라 바빴다면, 치수(治水) 사업은 실패했을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공직을 수행하는 이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은 일반인들에게 적
[완주신문]최근 완주지역 한 마을의 처참한 상황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직 역학조사와 분명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 다수가 암이라는 무서운 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안타깝기만 하다. 당신에게 돈과 명예, 그리고 건강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신은 가장 먼저 무엇을 택하겠는가!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은 건강을 최우선으로 뽑는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당장 건강을 다른 것에 비해 가장 앞서 다루고 있는가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지금 내가 건강할 때는 자칫 이 사실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막상 현실적으로 내 몸에 이상 신호가 생겼을 때, 병에 걸렸을 때야 비소로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후회를 하게 된다. 우리의 삶과 밀접한 환경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만년설이 있어야 할 시베리아가 펄펄 끓고, 원인 모를 산불은 지구의 허파를 태웠으며, 태풍과 집중호우는 더욱 거세졌다.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기후위기는 인류를 공포로 휩싸이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이상기후를 체감하는 현실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인류를 구할 적기를 넘어섰다는 불길한 예언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온 인류를 멈추
[완주신문]소상공인, 주민, 지지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경제 공동체 착한은행을 생각해본다. 100만원 이하 급전 필요할 때 무담보 무보증 대출이 가능하고, 소상공인들이나 주민들이 협동체를 건설하고 적은금액을 십시일반 출자하여 종자돈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지체에서 지원금을 지급해서 신용도에 상관없이 착한은행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해보자. 소상공인들이나 서민들의 근본적인 상황을 바꿀 수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동네 주민들이 한푼 두푼 출자하고 완주군 지원금까지 더해서 어려운 군민을 돕는 착한은행. 예를 들어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만든 일종의 경제 공동체를 만들고 소상공인이나 서민들에게 대출자격 요건이 까다로운 은행 문턱 대신 초저리로 소액대출을 해주자. 물론 주민들이 약간의 조합비를 출현해 저소득층이 흔히 부딪히는 경제적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먼저 하고 지자체에서 이를 지원하여 해결해보자는 취지이다. 현재 전국에는 16개 정도의 착한은행이 운영 중이며 이에 더해 새로 준비 중이거나 창립예정인 착한은행이 14개에 이른다고 한다. 2008년 4월에 결성된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해밀 자활 공제협동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