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가 함께하는 ‘소방차 길 터주기’
[완주신문]나는 아이 셋 엄마이자 9년차 소방관이다. 내가 최근 겪은 일을 통해 ‘소방차 길 터주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얼마 전 평온한 저녁, 식탁 모서리에 부딪히면서, 귀를 부여잡은 아이의 손에 출혈이 보여 손을 떼어 보니, 귓불이 상당히 찢어져 있었다. 출혈이 계속 되어 급하게 한손으로 지혈을 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119에 신고를 했다. 소방관으로서 다양한 사고 현장을 겪었다지만 내 아이의 울음과, 출혈에 침착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울고 있는 아이를 위해 겉으로는 애써 침착하며 구급대원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놀란 아이를 안고 지혈을 하며 구급대원을 기다리는 시간은 1분이 마치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8분 정도 흐른 시간, 구급차량이 도착했고 그때서야 마음이 놓였다. 내가 겪은 것은 화재나, 생명이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만약 일반 국민들에게 긴급 상황이 생긴다면 흘러가는 시간에 얼마나 가슴을 애태우며 초조했을까? 이처럼 도움이 필요한 당사자에게는 8분이라는 짧은 시간도 무척 길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화재의 경우 5분 이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분이 지나면 화재가 급속히 확대되어 인명·재산 피해가 급격하게 커진다
- 완주소방서 김소라 소방교
- 2020-03-18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