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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만경강 살리기

[완주신문]옥구슬 보다 더 맑고 깨끗한 물줄기 보석상자 흩어 놓은 자갈밭과 모래알 백사장 머릿속 잠들어버린 기억의 산물인 추억이지만 이마저 날마다 조금씩 구름 되는 어릴 적 그림책 만경강의 이야기다.

 

그러나 요즈음 환경이 삶에 지대한 영양을 끼치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여 만경강 살리기 걷기 대회 한마음 대회 행사가 열리고 여러 단체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 했으며 누구의 입에서나 만경강을 살리자는 화두가 대세가 된 요즈음의 분위기이니 늦었으나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군에서도 군수가 앞장서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만경강의 기적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강하니 머지않아 살아 숨 쉬는 만경강이 우리네 품으로 돌아올 것을 믿으니 기대가 크다.

 

어떠한 계획인지는 잘은 모르지만 한 마디 덧붙인다면 우선은 사람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나 아름다운 인위적인 조경물을 세우기보다는 생태계를 살리는 복원이 우선일 것이며 사람이 우선인 환경이지만 그 자연이 죽어가고 있다면 결국은 사람들도 생기 없는 무미건조한 삶이 될 것이다. 

 

그러니 곤충이나 물고기나 새들이 찾아와 마음 놓고 번식하는 터전을 조성하여야 할 것이고 잡다한 동물들도 즐겨 찾을 수 있는 깨끗한 강물 모래와 숲과 나무가 조화를 이룬 그런 강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쳐다만 보아도 행복할 것이다. 

 

예를 들어 낙동강 하구에 희기종 20여 마리의 쇠제비갈매기가 찾아와 번식하고 있어 시민들의 위안과 자존심과 행복이었으나 한 해는 홍수로 터전과 새끼를 쓸어가 버려 시민들의 마음까지 쓸어가 허탈했으나 환경단체가 그 자리에 한강의 둥둥 섬처럼 두 개의 둥둥 떠 있는 인공 섬을 조성하고 공을 들인 결과 쇠제비갈매기가 다시 찾아와 번식하는 광경을 보는 시민들은 성경의 탕자가 돌아온 기쁨이었고 그 화면을 본 나 또한 뭉클한 가슴이었다. 

 

만경강도 큰물에 새와 동물과 곤충까지도 보금자리를 잃지 않고 번식할 수 있는 영구적인 터전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고 가정이나 농토나 우사나 돈사에서 분뇨를 배출하지 말아야하고 농약이나 살충제를 남발하지 않도록 모두가 환경을 생각하고 군이나 읍면에서도 각별한 지도편달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따라야 할 것이다.

 

극소수의 불과한 점령군들이 엔진장착 글라이딩을 몰고 강 위로 괴음을 내며 새와 오리 떼와 동물들을 청소해버리는 횡포도 근본적으로 막아야 할 것이며 불법 낚시와 투망이나 배터리로 어족의 씨를 말살하는 행위를 상시 단속과 지도로 인위적 환경 파괴도 막아야 한다.

 

산책이나 운동하기 편리하도록 제 방 둑에 아스발트를 새로 입히고 의자를 설치하고 운동시설을 새로 조성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만경강 생태를 살리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며 우선은 맑은 물과 풍요로운 숲과 나무와 모래로 희귀종인 철새와 텃새와 일급수 어종이 늘어나고 각종 동식물이 자리 잡고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일 것이다. 

 

그 다음이 사람과 새와 어족과 동식물과 환경이 하나로 어우러진 둘레길이나 멋진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만경강으로 재탄생 되는 날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고 만경강의 젖줄은 우리네 후손들의 삶까지 책임져 줄 것이다.

 

만경강 살리기 운동이 군민들의 공감대를 이루고 군과 민이 하나가 되어 밀어주고 끌어주고 손잡고 응원해 준다면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처럼 만경강의 기적도 수년 내에 이루어 질 것이고 5~60년 전 그 풍경을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불러올 수는 없겠으나 인터넷 글로벌 스마트 폰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깨끗하고 아름답고 살기 좋은 자랑스러운 만경강이 우리네 품으로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