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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지역발전 위한 교육 시스템

[완주신문]40년 넘게 지역의 중·고등학교 교사로, 교육운동가로, 그리고 교육행정가로 활동하면서 지역의 발전을 위해 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교육과 지역이 힘을 합쳐야 지방소멸의 대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 삶의 터전인 지역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성장한 청년들이 지역에서 살아가면서 지역 공동체를 더 나은 삶의 터전으로 발전시키는 것, 바로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교육과 지역발전의 이상적 관계이다.

 

우리 전북은 최근 십여년동안 혁신교육의 도입과 확산을 통해 학교 현장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민주적 학교문화가 조성되고, 학생인권도 크게 향상되었다. 또한 줄세우기식 경쟁교육과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하고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과 발달을 추구하는 협력교육, 미래역량을 기르는 교육으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의 변화가 지역발전으로 열매 맺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성장한 학생들이 지역에서 살아가고 지역인재가 될 수 있도록 여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도권 중심의 굳건한 대학 서열체제로 인해 수많은 지역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다. 또한 지방에 소재한 대학들은 학생유출과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이제는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러한 상황들은 지역 경쟁력을 갈수록 약화시키고 지역발전을 저해하여 오늘날 지방소멸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지역인재의 유출을 줄이고 동시에 지역의 대학들을 살릴 수 있는 근본적 해결 방안으로 지역대학 등록금의 폐지를 제안한다. 지역에서 성장한 청소년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대학에 진학할 경우 국가가 학비를 전액 지원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지역 학생들의 수도권 유출을 줄이고 지역대학을 고사의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지역인재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으며, 사교육을 줄이고 지역의 초·중등교육을 정상화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다. 혁신교육의 성과가 지역에서 열매 맺을 수 있는 것이다.

 

지역대학 등록금 폐지가 인재유출 방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일할 기회가 더 많이 주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전국시도교육감들과 지역 정치인들은 정부가 지역 일자리 확대와 공공 부문에서의 지역인재 할당제 확대를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강력히 요청해야 한다. 교육감은 지역 유초중고 학생들의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의 삶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또한 교육감 권한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정부에 강력히 요구를 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 

 

교육과 지역의 상생을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나는 각 시군교육지원청의 교육장을 주민이 추천하는 제도의 도입을 제안한다. 지역을 잘 알고 지역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 지역사회 공동체로부터 신뢰받는 사람, 현장을 이끌어가는 교사들과 마음 터놓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교육장이 되어야 교육이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감은 지역의 교육장을 주민 추천을 받아 임명함으로써 주민들과 소통하고 지역사회와의 협력하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지방소멸의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지역 교육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이다.  지역에서 교육 받은 우리 아이들이 지역 발전에 기여하게 되는 상생의 길, 희망의 길이 열리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