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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이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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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신문]‘화성시의회 시민모니터링단’ 활동을 소개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다른 곳에 소개할 정도로 정말로 우리가 잘 했던 걸까?’라는 질문이 들어서이다. 운영진으로 함께 하며 구체적이고 세세한 지점까지 겪어본 상황에서는 당연히 ‘부족한 지점’들이 곳곳에서 보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소개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우리는 잘 했어!’라는 당연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놓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놓아서는 안 되겠기에, 때문이다. 

 

올해로 ‘지방자치 30주년’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지방자치’는 무엇보다 ‘시민의 직접 참여’를 높일 것으로, 또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 동네의 민주주의 수준’을 더 심화시킬 것으로 기대되기 마련인데, ‘실제로 그랬을까?’라는 당연한 고민이 들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이번 ‘화성시의회 시민모니터링단’의 출발점이었다. 

 

우리가 가장 먼저 싸워야(?) 할 대상은 바로 우리 마음 속에 존재했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홍보했을 때, 화성시 전역 곳곳에서 모두 15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이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우리가 진짜 모니터링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제가 시의회나 행정 관련해서 별로 아는 것도 없는데요!’라는 것이었다. ‘정치란 뭔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란 ‘나쁜, 동시에 확고한 선입견’이 우리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강하게 존재한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그 정치인을 선출하는 것이 바로 ‘우리 평범한 시민들’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시장이든, 시의원이든 모두 우리 ‘평범한 사람들’이 뽑는다. 이들을 뽑는 투표장 기표소 안에서 ‘내가 과연 이들을 선출할 전문적 능력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선출할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면 ‘평가할 능력’도 당연히 우리에게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내가 주인이다’라는 자각이며, 모든 ‘시민의 힘’의 진정한 출발점이다. 

 

그 이후는 오히려 간단하다. ‘실제로, 직접 해보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옛 격언은 틀리지 않다. 이렇게 우리는 화성시에서 최초로 ‘시민모니터링단’을 꾸려보고 활동을 시작했다. 

 

상반기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되던 6월 10일에는 12명의 시민이 남았고, 총 20일 간의 정례회 기간을 거쳐 최종적으로 평가서까지 제출한 단원은 단 7명이었다. 87만명의 화성시민들 중 ‘단 7명’이 들여다본 평가를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우리가 전혀 흔들림이 없었던 이유는 ‘내가 바로 주인이다’라는 출발점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렇게 시작한 7명이 앞으로 87만 화성시민들 속에서 점차 확대되어 나갈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기 때문이다. 단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평가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일 수 있으나 그런 평가지가 쌓인 결과는 ‘집단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로 내놓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물론 과정에서 쉽지 않았던 점들도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평범한 시민들’로 모두 각자 생업과 생활, 활동이 있는 상황에서 매일 오전, 오후로 팀을 짜서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 평상시에는 별로 사용하지도 않는 낯선 용어들로 가득찬 실시간 생방송을 들으면서 동시에 평가지를 작성하는 것 등. 게다가 누군가에게 점수를 매기면서 평가를 한다는 것은 심각한 ‘감정노동’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함께 이겨내며 한발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 또한 ‘내가 바로 주인이다’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대립’의 관계를 지양하고자 했던 것 또한 마찬가지 이유에서였다. 평가를 전제하는 모니터링 과정에서는 ‘시의회’나 ‘시행정’을 대상화하거나 일방적으로 ‘상대방’이라 설정하기 쉬우나, 우리 모니터링단은 시작부터 ‘화성시의 민주주의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동반자’임을 끊임없이 강조하고자 했다. 그렇게 처음 진행된 ‘화성시의회 모니터링단’은 지난 7월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세 명의 의원들에게 ‘우수의정활동상’을 전하면서 1기 활동을 마무리했다. 

 

단 7명의 시민이 보여준 ‘엄청난 힘’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이 개인적으로는 무척 감동스러웠다. 

 

그리고 다시 꿈을 꾼다. 단 7명의 힘이 이 정도일진대, 87만 화성시민이 함께 나선다면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상상만 해도 신바람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하반기 ‘2기 모니터링단’ 활동을 다시 준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