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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덕순 목공예 작가

“다시 태어나도 나무를 만지고 싶다”

[완주신문]“천년된 큰 나무로 만든 목공예 작품 4점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전국에 이곳밖에 없다.”

 

상관면에서 태어나 평생 나무를 만지며 살아온 최덕순(62) 작가는 이를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다.

 

최덕순 작가의 작업실과 전시실에 들어서면 맨 먼저 서낭당 나무를 연상케 하는 큰 나무로 만든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높이 7m, 둘레 5m를 육박하는 작품은 규모만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가 나오게 한다. 

 

 

12년 전 충남 해미군에서 가져왔다는 이 나무는 작업 시간만 18개월이 소요됐다.

 

“이 작품에만 매진에서 1년반만에 완성했지 다른 작업이랑 함께 했으면 3년은 걸렸을 것이다.”

 

최덕순 작가는 “돈은 새로 벌 수 있지만 나무는 세월이라 새로 구하기 어렵다”며, 나무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작품을 잘 팔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최 작가가 보유한 작품의 수는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고, 초대형 작품 보유는 첫 번째다.

 

“전국 어디를 가도 초대형 목공 작품을 1개 이상 가지고 있는 곳을 보기 힘들다.”

 

 

어릴 때부터 팽이, 썰매, 지게 등을 직접 만들었다는 최덕순 작가. 중학생 나이에는 본인이 만든 지게를 동네 사람들에게 팔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다. 나무 만지는 게 업이 됐다.

 

“다른 공부를 한 적이 없다. 나무에 대해서도 스스로 배웠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그저 나무가 좋았다. 45년째 나무를 만지고 있지만 지금껏 이보다 즐거운 일을 본적이 없다.”

 

하지만 일반인들 관점에서 가치 기준이 다르다보니 경제적으로는 궁핍했다. 틈틈이 그릇, 도마 등 생활에 쓰이는 작은 목공예품을 팔아서 생활을 해왔다. 그렇게 번 돈마저 좋은 나무가 있으면 다 털어 사왔다. 심지어 빚을 내서 나무를 가져오기도 했다.

 

“오늘만 해도 나무를 만지다보니 아침과 점심을 걸렀다.”

 

 

혼자서 작업을 하다 보니 무거운 나무를 직접 옮긴다는 그는 “사람이 살이 있었기에 그나마 팔이 붙어 있는 것 같다”며 고된 작업으로 뒤틀린 손을 보여줬다. 그래도 힘든 것보다 즐거움이 더 컸다며, 천직으로 알고 이 일을 해오고 있다.

 

최 작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나무는 사계절이 뚜렷한 영향으로 나무 무늬가 아름답다.

 

“전세계 나무를 다 보았지만 우리나라 나무처럼 무늬가 아름다운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목공예를 하는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나무를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우리나라에 태어난 게 기쁘다고 한다.

 

“나무 만지는 것은 질리지 않는다. 다시 태어나도 나무를 만지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