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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환경은 되돌리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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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영의 고운시선 고까운 시선14]

[완주신문]최근 완주지역 한 마을의 처참한 상황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직 역학조사와 분명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 다수가 암이라는 무서운 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안타깝기만 하다.

 

당신에게 돈과 명예, 그리고 건강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신은 가장 먼저 무엇을 택하겠는가!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은 건강을 최우선으로 뽑는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당장 건강을 다른 것에 비해 가장 앞서 다루고 있는가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지금 내가 건강할 때는 자칫 이 사실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막상 현실적으로 내 몸에 이상 신호가 생겼을 때, 병에 걸렸을 때야 비소로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후회를 하게 된다.

 

우리의 삶과 밀접한 환경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만년설이 있어야 할 시베리아가 펄펄 끓고, 원인 모를 산불은 지구의 허파를 태웠으며, 태풍과 집중호우는 더욱 거세졌다.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기후위기는 인류를 공포로 휩싸이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이상기후를 체감하는 현실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인류를 구할 적기를 넘어섰다는 불길한 예언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온 인류를 멈추게 한 코로나바이러스는 환경의 중요성을 깊이 깨닫게 해 줬다.

 

환경파괴에 대해서는 당장 멀리 볼 필요도 없다. 우리 곁엔 세계 최장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33.9km의 방조제와 단군 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이라 불린 새만금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30년이나 지나서야 새만금을 다시 환경 중심의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지구가 8000년 이상을 공들여 만들어 갯벌을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불과 30년이라는 찰나의 시간 속에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그간 환경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개발 논리에만 치우쳐 마치 방조제가 세워지고,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넓은 땅이 생기면 부자가 될 것처럼 원인 모를 주술에 쓰였던 것 같다. 아니 아직도 여전히 개발이라는 토우에 미쳐 새만금을 섬기는 있는 현실이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새만금 땅을 ‘잃어버린 30년’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30년이 지나서야 이곳 새만금 갯벌이 얼마나 소중한 장소였는지 알게 됐지만, 이미 우리는 돌아가기에는 너무도 먼 곳까지 와버렸다.

 

지구온난화가 하나뿐인 지구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상태에서 갯벌이라는 곳은 ‘탄소 먹는 하마’로 소중한 곳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새만금은 이미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가장 소중한 갯벌은 흙먼지만 날리는 곳으로 전락했다.

 

갯벌은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놀랍고 역동적인 장소다. 특히 서해의 갯벌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또 하나의 우주가 존재한다.

 

군산, 김제, 부안 해변 마을 어민들은 갯벌에서 고된 노동을 해도, 고생한 만큼 돈이 쏟아지는 보람찬 곳이었다. 매일 흙먼지가 날려 마치 사막 위 모래폭풍만 하염없이 맞고 있는 해변 마을의 모습은 활기찬 옛 모습을 잃은 지 오래다. 전북지역의 미세먼지가 전국 최고치를 찍을 때마다 새만금에는 비산먼지로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먼지 때문에 못 살겠다. 새만금사업 포기하라”라는 부안 해안가 마을에 걸린 현수막을 볼 때마다 잃어버린 30년의 아픔이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이는 사람의 건강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다 건강을 잃었다고 하자. 그는 수많은 부를 축적했지만, 생명을 위협할 건강을 잃게 됐다. 그는 잃어버린 건강을 다시 찾기 위해 그동안 번 모든 돈을 아낌없이 치료비에 사용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돈을 쓰더라도 처음 건강했던 때로 회복하기는 이미 늦었다. 

 

새만금 갯벌이 인간의 욕심에 의해 방조제가 막히고, 담수호는 썩어가고, 드러난 땅은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했다.

 

새만금 갯벌은 다시 건강을 찾기 위해 방조제를 열고, 갯벌 복원이라는 치료를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 상태로 회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계속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