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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꾸준한 관심이 ‘명품거리’ 만든다

[완주신문]우석대학교에서 삼례터미널 사거리로 이어지는 삼례 명품가로수길 조성사업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2017년 제1차 전라북도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시작으로 무려 3년간 애써온 결과다. 완주군청 산림녹지과를 비롯한 도시개발과, 지중화사업에 적극 협조해준 한국전력 전북지역본부 등 많은 분들의 노고 덕분에 가능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애쓰신 모든 분들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지난 7월 말 완주군청 산림녹지과 직원들과 함께 서울특별시 중구에 다녀왔다. 중구는 서울시청부터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경제, 문화, 언론의 중심지이고 신·구 유통시장이 복합적으로 형성돼 있는 대표적인 상업지역이다. 퇴계로, 청계천로 등 간선도로가 지나는 교통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서울의 요충 지역에 심어진 가로수가 바로 삼례 명품가로수길에 식재하고자 하는 ‘소나무’다.

 

서울 중구를 방문했던 것은 삼례 명품가로수길 식재로서 소나무가 적절한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해서였다. 일단 소나무로 가로수길을 조성하는 자체가 드물다. 생태적 궁합도 중요한데, 2018년 통합 삼례중학교 신금로를 따라 심어진 70주의 소나무 중 현재까지 살아남은 소나무는 단 7주에 불과하다.

 

봄철이면 송진가루로 인한 민원이 만만치 않고 다른 가로수와 달리 소나무는 한여름의 울창한 그늘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우리 지역 토양과 생태에 맞고 향후 기후변화에도 무리가 없으며, 역사·문화의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종이 선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시 현장에 답이 있었다. 중구 역시 기존의 가로수를 소나무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송진가루로 인한 민원은 생각보다 적고 상가들의 경우 간판 등을 가리지 않아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이들이 강조한 것은 사후 관리였다. 길을 잘 닦고 보기 좋은 나무만 심어 놓는다고 해서 저절로 명품가로수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정성과 관심을 쏟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관점을 ‘사후 관리’로 옮겨놓고 나니 여러 불안 요소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사실 어느 수종이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선호도 역시 지극히 주관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새로운 땅에 심어진 소나무가 제대로 자리를 잡는 데는 최소 8년에서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역시 사후 관리의 측면에서 우리 완주군이 그러한 열정과 정성, 인내심을 갖고 있는가 하는 점도 깊이 묻고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명품가로수길 뿐만 아니라 주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도심 녹지 사업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완주군 녹지 관련 관리비와 사업비도 빠르게 증가해 왔다. 예산만 보면 2018년 29억원에서 2020년 약 54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다만, 내실을 기할 필요가 있다. 예산은 늘어났지만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과 관리 구조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관리 부문 역시 도로변 풀베기, 가지치기, 거름주기 등 기본적인 환경정화 수준이다. 명품가로수길처럼 수목 본연의 수형관리, 건강관리 등 전문적이고 과학적 사후 관리에 필요한 전문 인력과 예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사후 관리에는 주민의 역할도 들어 있다. 기본적으로 군이 관리를 하지만, 군의 관심과 애정을 담보하는 것이 바로 주민의 힘이다. 이번 명품가로수길 조성을 통해 문화예술촌 등 인근 문화공간과의 연계를 높일 뿐만 아니라 문화와 이야기가 있는 역참의 삼례, 민중 봉기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동학의 삼례로서 완주의 역사 문화적 가치가 다시 한 번 재조명될 수 있도록 주민 여러분의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부탁한다. 삼례 명품가로수길이 완주 군민에게 사랑받는 길, 나아가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명품 길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