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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개발은 현대판 양치기소년

[윤창영의 고운 시선 고까운 시선4]

[완주신문]완주군 비봉면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한 매립장에서 잡풀 사이로 희뿌연 가스가 뿜겨져 나오고, 주변 도랑은 온통 갈색으로 변해 악취가 가득했다. 

 

이 곳은 원래 석산개발이 이뤄졌던 곳으로, 6년전부터 쓰레기 매립장으로 용도 변경돼 폐기물을 매립한 곳이다.

 

이번엔 동상면에서 석산이 개발된다는 소식에 지역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사봉리 밤티마을과 시평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청정지역에 석산이 왠말이냐’ 며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투쟁을 선포했다. 주민들의 반대 투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우선 고운 시선으로 석산 개발 필요성을 보자. 골재는 사회 생산력을 높이기 위한 기반 시설 확충을 위한 SOC분야와 주거환경에서 반드시 투입돼야 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건설 종사자들은 양질의 강자갈과 강모래는 거의 고갈돼 또 다른 석산 개발이 공급력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한다. 개발되지 못하면 골재 품귀현상으로 인한 건설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관련 전문가들 역시 건설비 상승은 결국 이용자인 우리가 더 높은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해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는 공포스런 전망까지 내 놓고 있다. 

 

그럼 고까운 시선으로 석산 개발로 야기된 문제를 보자. 

 

우선 발파와 골재 운반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피폐해진 삶의 문제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를 입은 사례는 차고 넘친다. 온라인 검색을 통해서 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사례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개발이후 엉망으로 복구하거나 복구를 위한 예치금이 턱없이 적어 방치되는 사례도 바로 옆 지역인 익산시의 석산개발에서 나타난 문제로도 충분하리라 본다. 

 

용도 변경 후 매립장으로 바뀐 사례는 이미 비봉에서 벌어진 참담한 행태가 떠오른다. 지반침하와 붕괴, 가스 방출, 악취 등 토양과 하천의 오염과 훼손은 책임지는 자조차 없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꼭 함께 불거지는 공통적 현상도 있다. 업체와 유착, 주민들과의 감정의 골 등 끊임없는 갈등이 그것이다. 

 

이 때문에 밤티마을과 시평마을 주민들의 석산 반대 투쟁은 더 이상 당연하며 마땅한 행위다. 한번 벌어진 실수는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기게 된다. 

 

이미 한번 속았고, 또 두번 속았고, 우리는 세번도 속은바 있다. 석산 개발과 관련된 사람들은 또 속아줄 것이라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아하다.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는 알고 있다. 오늘날 석산 개발의 이야기가 바로 그 것이라고. 

 

마지막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프리카 난민문제와 관련해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면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동상면 석산 개발과 관련해 완주군민 모두의 잘못이 될 수도 있음을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