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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2 폐기물매립장 백지화 언제 되나?

1년 넘는 장기화로 무산설 등 의혹 증폭
완주군, 3월 토지이용계획변경고시 예상
전북도·SPC, 목표 달라 더 길어질 전망

[완주신문]박성일 완주군수는 지난 2018년 12월 31일 주민대책위, 완주군의회, SPC 등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완주테크노밸리 제2산업단지에 폐기물매립장을 설치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1년의 기간이 넘고 햇수로는 2년차에 접어든 현시점까지 백지화가 확정됐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완주군과 주식회사 완주테크노밸리(이하 SPC)는 제2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산단내 5만여㎡ 부지에 10년간 일반폐기물과 지정폐기물 100만여톤을 매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매립량 산출 방식과 사업절차가 불투명하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에 박성일 군수는 “주민과 협력해 폐기물매립장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합리적 방안을 찾겠다”며, “폐기물매립장을 제외한 다른 계획은 변경이 없는 만큼 산업단지 분양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SPC에 폐기물 발생량 재산출과 산업단지 계획변경 추진 등을 요청했다.

 

■ 백지화 선언후 3번의 공식 선언
이날 외에도 박성일 군수는 공식적으로 ‘테크노 2산업단지 폐기물매립장 백지화’ 약속을 총 3번이나 더 했다. 지난해 1월 11일 봉동읍 둔산리에 소재한 봉서중학교 강당에서 박 군수는 주민들에게 직접 폐기물매립장 백지화 선언을 확인하며, 홍인현 폐기물대책위원장과 두손을 꼭 잡고 그간 갈등을 봉합하는 화합행사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해 3월 16일 봉동읍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안호영 국회의원 의정보고회에서도 박 군수는 주민들이 폐기물매립장 백지화 진행상황을 묻자 백지화를 자신했다.

 

이후 백지화 확정이 장기화되며 지역내에서는 백지화 무산설까지 도는 등 주민들은 당혹스러워했다.

 

이에 지난해 9월 10일 완주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항간에 테크노 2산업단지 폐기물매립장을 다시 조성한다는 말들이 나도는데, 백지화 방침은 변함없이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폐기물 발생량 논란으로 무산설까지
폐기물매립장 백지화 무산설이 나온 배경에는 폐기물 발생량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8월 중순경 테크노2 산단의 폐기물발생량이 연간 2만톤 이상으로 산출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50만㎡ 이상의 산업단지에서 연간 2만톤 이상의 폐기물이 발생하면 산업단지 안에 폐기물매립장을 설치해야한다.

 

폐기물매립장을 반대하는 주민단체 ‘완주지킴이’ 관계자는 당시 “폐기물 발생량을 산출하는 업체로부터 ‘테크노 2산단에서 연간 2만톤 이상의 폐기물이 나올 것으로 계산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아울러 며칠전에는 완주군 관계자에게도 같은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완주지킴이에 따르면 완주군에 있는 기존 산단 3곳의 폐기물배출량을 모두 합치면 하루 평균 36톤이다. 이를 일년 365일로 계산을 해도 1만3천여톤으로 2만톤에 미치지 못한다. 그마저도 가연성 폐기물까지 포함해서다.

 

이에 테크노 2산단의 폐기물발생량을 아무리 많게 잡아도 연간 1만톤을 넘기기 힘들다는 게 완주지킴이의 설명이다.

 

이러한 논란 때문에 완주군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백지화 의지를 재확인했고, 이후 폐기물 발생량 산출 용역업체도 2만톤 이하로 발생한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폐기물매립장 현수막 수거 논란
이외에도 지난해 8월 완주군에서 ‘테크노 2산업단지 폐기물매립장’에 관한 현수막만 선별적으로 수거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둔산리아파트이장협의회 측은 이를 근거로 ‘항간에 떠돌던 폐기물매립장 재추진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협의회는 ‘테크노 2산업단지 폐기물매립장 계획변경 박성일 군수는 군민과의 약속을 파기하는 것인가?’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게시했다.

 

당시 협의회는 완주산단사무소를 방문해 “테크노 2산업단지 폐기물매립장에 대한 백지화 선언만 있고 8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어 군민과 약속을 지키라고 현수막을 게시했다”며, “그런데 다른 현수막은 다 놔두고 해당 현수막만 떼는 것은 매우 의심스러운 일”이라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완주산단사무소는 “이장협의회라는 문구에 대한 민원이 있어 관련 현수막을 수거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민간업체 매립장 기대수익 요구
이러한 논란과 갈등은 결국 백지화 진행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테크노 2산업단지 폐기물매립장 백지화가 완료되려면 전북도에서 토지이용계획변경고시를 해야만 한다.

 

완주테크노밸리 주식회사에 참여한 민간업체들은 백지화 선언이후 폐기물매립장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을 다른 부분에서 완주군이 보상해주길 바라고 있어 이에 대한 협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9월 SPC는 산단부지를 위치와 여건에 따라 3.3㎡당 54만5000원~64만5000원으로 차등 분양했다. 평균 분양가는 약 60만원이다.

 

폐기물매립장 당초 계획은 5만㎡로, 이를 산업단지 부지로 분양시 분양대금은 약 9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폐기물매립장 분양은 경쟁입찰을 통하는데, 전국적으로 매립장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산단부지보다 3배정도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 이에 이곳을 매립장으로 분양했을 경우 예상 수익은 270억원정도이다. 이에 폐기물매립장 백지화로 SPC입장에서 180억원정도 기대수익이 사라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SPC에 참여한 민간업체 측은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고 완주군에서는 산업단지를 상업이나 복합용지로 전환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완주군, 백지화 이르면 3월 예상
완주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외에도 매립장 백지화로 산단 승인 위치와 업종을 조정해야 되고, 부지별로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등 용역수행을 다시 해야 하며, 이 때문에 시간이 길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완주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토지이용변경에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년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폐기물매립장 백지화 선언 이후 완주군의 이러한 자세한 설명과 홍보가 부족해 주민들 입장에서 함흥차사로 받아들여졌다.

 

게다가 토지이용변경을 결정하는 전북도 입장에서 산업시설용지 확대가 최우선이기에 이에 대한 검토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완주군 관계자에 따르면 신규로 산업단지 승인을 받는 경우 평균 3년정도 소요되며, 매립장 백지화로 토지이용변경을 위한 준비과정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전북도와 협의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다섯차례 토지이용변경을 위한 조율을 시도했다.

 

이에 완주군은 이르면 올 3월이나 4월경 토지이용계획변경고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합의 쉽지 않아 더 길어질 수도
폐기물매립장 백지화로 민간업체 측에서 기대수익분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고 완주군은 산단부지를 상업용지로 전환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고 한다. 

 

반면, 변경고시를 하는 전북도에서는 산업시설용지 확대가 산업단지 조성의 근본 취지여서 산단부지가 상업용지로 전환되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합의가 이뤄져 토지이용변경이 이뤄지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SPC 또한 폐기물매립장 분양으로 기대했던 수익분이 사라지자 다른 방안으로 이를 상쇄시켜야 하기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 과정에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PC 관계자는 “군에서 예상하는 3, 4월보다 토지이용변경고시는 더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수익 보존을 제외하고도 폐기물매립장 조성을 못하게 되면 분양할 수 있는 업종 변경이 필요한데, 산단 여건 변화로 산업폐기물이 안 나오거나 적게 나오는 업종으로 용도를 전환해야 한다”며, “이에 적합한 업종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변수들이 발생하고 이를 취합해 적용하는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