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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교육 이야기3]마을교육은 무엇일까?

[완주신문]이전 개재한 두편의 글을 통해 마을교육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고산지역 이야기와 학교 현장에서 양육자 중심으로 기획하여 진행한 실제 프로그램을 소개해 보았다.

 

진보를 표방하는 여러 지역의 교육청의 상당수는 ‘마을교육’을 지역소멸에 대응할 대안으로 인식하며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나름대로 시스템을 구축하여 활발하게 진행하는 지자체(예-시흥시)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마을교육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며 필자 나름의 답을 해본다.

 

첫째, 마을교육은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다. 마을교육은 마을에서 마을 주민들에 의해서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다.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학교밖 교육은 잘 갖춰진 학원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로인해 진학 중심의 교육(국영수사과)에 숙련된 전문가들에 의해 교육이 이루어지고, 학교는 이러한 학생들을 평가하는 기관이 되어가고 있기도 하다. 반면에 학원 인프라가 갖추어지지 않은 농어촌에서는 또다른 교육 주체가 있어야 한다. 주민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마을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의 학원 시스템에 비해서 국영수사과 중심의 교육 스킬은 약할지 모르지만, 동네에서 익숙한 삼촌 이모들이 강사로 투입되어 교육이 진행되기에 친밀도와 연계성에서는 도시의 학원에 비해서 강점을 가진다.

 

둘째, 마을교육은 마을을 가르치는 교육이다. 대한민국 교육은 서울이든 지방이든, 도시든 시골이든 어디를 가든지 주요 내용은 천편일률적이다. 가르치는 형식에서 다소 다른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내용은 거의 다르지 않다. 그 결과 교육 되어진 아이들 대부분은 지방을 떠나고 시골을 벗어나게 된다. 배우는 내용에는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이 없이 없기 때문이다. 중앙 중심적이고, 산업 고도화를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교육내용으로는 아이들이 자라고 성장한 곳에서 계속 살아야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이다. 지방에도 시골에도 아이들이 계속 살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도 마을을 배워야 할 것이다. 훌륭한 서울시민, 경기도민을 양성하는 지방과 시골을 극복하려면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 주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마을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학교 입시교육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다양한 것들이 들어가면 될 것이다.

 

셋째, 마을교육은 누가 가르쳐야 할까? 지금 주로 이야기하려 하는 농어촌은 도시에 비해 교육 인적 인프라가 심하게 부족한게 현실이다. 마을교육이라 불리는 학교중심의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학교 담당자들은 이것 때문에 너무 힘들어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군단위 조직이 중심이 되어 인력을 학교에 투입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마을교육이라고 부른다. 이제는 고산에서 마을교육 하는데 구이에서 이서에서 선생님이 올 수도 있다. 문제는 고산과 구이, 이서를 같은 마을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고산 아이들에게 구이와 이서에서 오신 선생님이 코딩교육을 한다면 이것을 마을교육이라 부를 수 있을까?

 

여기저기서 마을교육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실제 기획되어 많은 프로그램이 마을교육이라는 이름을 달고 학교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그러면서 오히려 마을교육의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늘 그렇듯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다. 사람이 없다는 그 문제말이다. 오랫동안 마을 교육을 실행해 왔던 고산이나 소양 상관에서는 수년의 노력에 의해 각 지역에 맞는 시스템이 만들어 졌다.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 중심으로 마을강사들이 양성되고 이를 강사들을 기반으로 또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면서 마을 교육은 한해한해 쌓이며 풍부해지고 있다. 이를 마을교육 생태계라 부른다. 

 

마을교육은 마을에서 마을사람들이 마을을 가르치는 교육이다.
마을교육은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마을교육은 어딘가에게 배워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을교육은 누군지 모르는 누군가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다.
마을교육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어디선가 무엇을 배운 누군가를 데려와 시행하려 하면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 그런 시도가 보여 오랫동안 고산에서 마을교육을 지켜본 이로써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