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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완주군민 무시한 통합 압박 즉각 중단하라”

정동영 장관님이 최근 한 행사장에서 “안호영 의원, 완주·전주 통합 결단하라”고 발언했다. 현직 장관이자 국회의원의 이 발언은 도를 넘은 정치 압박이며, 완주군민의 자치권과 주권을 근본부터 부정하는 매우 심각하다.

 

통합은 정치인이 명령해서 되는 사안이 아니다. 주민이 결정할 일이다. 완주군민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전주시와의 행정통합은 어떤 경우에도 완주군민의 동의와 숙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도 정동영 장관께서는 완주군의회를 안호영 의원이 움직이면 된다는 식의 발상으로, 주민대표기관을 하수인처럼 취급했다. 이것이 과연 국민주권정부의 국무위원 사고라면 심각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반대가 있다고 납작 엎드리면 지도자가 아니다”라는 발언이다. 이는 완주군민을 깔아뭉개고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강압적 발상이다. 완주군민의 명확한 민의(완주군민 반대여론 65~71%)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에 대해 무시와 협박으로 일관한 것이며, 완주군민의 집단 지성을 개무시하는 발언이다.

 

우리는 정동영 장관님이 ‘통합이 되지 않으면 피지컬 AI 실증사업에서 완주를 제외할 수 있다’는 취지로 협박성 발언을 한 사실에 대해 더욱 깊은 우려를 표한다. 해당 사업은 이미 완주군 이서면 지역에 예정되어 있던 사업이며, 예타 면제까지 통과된 국가 정책 사업이다. 통합 여부와 무관한 국가정책이다. 국가사업 입지를 통합 추진 압박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발상은 지역 주민을 겁박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국가사업을 정치적 수단으로 삼아 완주군민을 기만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피지컬 AI실증 사업의 주체가 통일부일 수 없음에도 통일부 장관께서 이미 선정된 입지를 바꾸겠다는 발언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또한 정 장관을 비롯한 일각에서 대전·충남이나 광주·전남과 같은 광역단위 통합 사례를 들며 사실상 무산된 완주·전주 통합의 불을 붙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이는 행정통합의 의미와 차이,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견강부회에 불과하다.

 

대전·충남 통합의 경우,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라는 두 광역단체를 합쳐 단일 광역 행정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기초자치단체 통합, 즉 완주·전주 통합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통합 대상은 전주시와 완주군 두 기초자치단체로, 이는 동일한 전라북도 산하에 있는 동급 행정단위들이다. 따라서 행정구조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이 주민 생활에 미칠 수밖에 없다. 군청이 폐지되고 완주 지역이 전주시 행정구역으로 재편되면, 완주군민들은 더 이상 군 단위 자치행정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전주시의 행정체계에 편입되게 된다. 광역 간 통합과 기초자치단체의 통합은 본질적으로 다른 사안이다. 남들이 했으니 우리도 하자는 주장은 부화뇌동이며, 견강부회에 불과하다. 특히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주어진 통합 주민투표 내지는 완주군 의회 의결 권고는 이미 확인된 완주군민의 민심에서 절대 다수가 행정통합 반대에 있음을 충분히 확인했기에 행안부 장관이 ‘권고의 권한’을 행사하지 못했음은 불문가지다.

 

전주시와 전라북도가 주도한 행정통합은 이미 좌초했다. 그러나 정동영 장관님과 김관영 도지사님을 비롯한 통합 추진 책임자들은 아무도 이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나 성찰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협박과 정치 공세로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회피가 아니라, 공동체의 갈등을 봉합하고 상생의 길을 찾는 노력이다.

 

완주군민은 결코 정치적 거래의 대상이 아니다. 전주와 완주간 행정통합은 완주군민이 주도해야 하며, 주민이 원하지 않는 통합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정동영 장관님이 완주군민들의 집단지성을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