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2025년 봄, 경상도의 산과 들은 초록의 계절을 맞이하기도 전에 검은 재로 뒤덮였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을 타고 번진 대형 산불은 순식간에 마을과 산림을 집어삼켰고 수많은 이재민을 거리로 내몰았다. 소방대원들의 사투와 주민들의 긴박한 대피 속에서도, 불길은 삶의 터전과 공동체의 기억을 앗아가기에 충분했다. 무너진 것은 지붕과 벽돌만이 아니었다. 오랜 세월 일궈온 일상과 평온, 그리고 서로를 지탱하던 관계들까지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비극 앞에서 익숙한 또 다른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함께’라는 이름으로 시작되는 연대와 회복의 움직임이다. 재난은 언제나 인간의 본질을 시험하지만 그 속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사람의 따뜻함이고 나눔의 실천이다.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손길로 곁에 다가가는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토록 반복되는 위기 속에서도 절망 대신 희망을 말할 수 있다. 이번 산불 피해 현장에도 그런 따뜻한 발걸음이 있었다. 완주군 자원봉사센터는 화마가 지나간 현장에 '사랑의 밥차'를 긴급 투입했다. 2박 3일 동안 이어진 봉사활동은 단순한 급식 지원을 넘어선, 위로와 회복의 시간이었다. 밥차는
[완주신문]북한 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은 대한민국의 포용성과 공동체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자, 나아가 통일을 준비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제이다. 최근 북한 이탈주민의 남한 입국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매년 일정 수가 한국 사회에 새롭게 편입되고 있으며, 이들이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정부는 하나원 교육, 초기 정착금 지급, 주거 및 취업 지원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왔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하는 북한 이탈주민의 삶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일부는 생계가 불안정한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며, 사회적 편견이나 정체성 혼란, 심리적 고립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실효성 있는 정착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산업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직업 교육 및 취업 연계 프로그램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론 중심의 단편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의 실무 교육, 멘토링,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노동시장과의 간극을 줄이는 한편, 일정 기간 이후에도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 체계 역시 구축돼야 한다. 둘째, 심리·정서적 지원 확대도 주요 과제다. 탈북 과정에서 겪은 외상
[완주신문]완주군과 전주시의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불거지면서 지역사회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통합 찬성 측은 대도시 경쟁력 강화와 행정 효율성 증대를 주장하지만, 이는 단순한 논리로 지역 간 불균형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특히, 완주군 주민들이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전주는 전북특별자치도의 행정·문화·경제 중심지이며, 완주는 농업과 산업이 공존하는 도농복합 지역이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구역 통합은 완주가 전주의 주변 지역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 사례에서도, 청원군 지역의 개발이 정체되면서 지역 불균형이 심화됐다. 완주 역시 통합될 경우 지역 개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농촌 지원 정책이 축소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철저한 의견 수렴과 민주적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과거 마산·창원·진해 통합 사례에서도 지역 간 갈등이 심화되고 행정적 비효율이 가중된 바 있어, 완주와 전주도 같은 문제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완
[완주신문]완주군은 지속적인 인구 증가와 도시 개발로 의료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완주군에는 종합적인 공공의료기관이 없어, 많은 주민이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전주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의료 대응이 어려워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완주군의료원 설립이 절실하다. 완주군의료원이 삼봉지구와 삼례읍 중간 지점에 설립된다면, 구도심과 신도심이 균형 있게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삼봉지구는 신도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구도심은 생활 인프라 부족으로 발전이 더딘 상황이다. 공공의료원이 이 지역에 들어서면 두 지역이 상생 발전할 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다. 또한 완주군은 고령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이다. 노인층은 의료 서비스 이용 빈도가 높지만, 의료기관이 부족하면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기 어려워진다. 의료원이 설립되면 노인 의료, 만성질환 관리, 재활 치료 등 필수적인 공공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져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다. 더 나아가 공공의료기관은 감염병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완주신문]삼례읍에 다목적종합센터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 종합센터는 복지시설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다.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해 지역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공공 인프라 투자는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선 다목적종합센터 건립 과정에서 공사에 투입되는 인력과 자재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역 내 건설업계와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공사기간 동안 지역상권도 활기를 띨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종합센터가 운영을 시작하면 지역 주민들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복지·문화 프로그램이 운영되면 방문객이 늘어나고 인근 상점과 음식점 등이 덩달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삼례읍이 단순히 거주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모이고 활동하는 공간으로 변모한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인구 유출을 방지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 복지 서비스와 문화시설이 결합된 공간이 조성되면 삼례읍은 보다 매력적인 정주 환경을 갖춘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러나 단순
[완주신문]주민자치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완주군 주민자치위원회 시범실시 및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가 2013년에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읍·면에 설치되고 주민으로 구성되어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는 등 주민의 자치활동 강화에 관한 사항을 수행하는 조직을 말한다. 주민자치위원회 설치 조례에 따르면 주민자치위원의 임기는 2년이다. 다만, 자치회장은 한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최근 완주군 주민자치연합회는 주민자치회 위원의 임기를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주민자치의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자는 취지인 듯 보인다. 그러나 주민자치위원의 임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것에 대한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장점을 보자. 주민자치위원의 임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것은 안정성과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고 주민참여 확대를 통해 주민자치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임기 3년은 주민자치위원들이 지역사회의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시간이며, 안정성과 연속성을 보장하는데도 적절한 기간이다. 따라서 주민자치위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