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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산책]소양 오성한옥마을 골목을 걷다

[완주신문]요즘 겨울은 예전에 비하면 따뜻해졌다고 하지만 겨울은 겨울이다. 응달진 곳 얼음이 좀처럼 녹을 줄 모른다. 이런 시기에는 야외 활동을 주저하게 되는데 가벼운 운동으로 기분을 전환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럴 때 부담 없이 산책할 수 있는 곳으로는 소양면에 있는 오성한옥마을도 괜찮다. 

 

오성한옥마을은 소양면 소재지에서 송광사를 지나 위봉산성 방향으로 가다 보면 나온다. 고갯길이 시작되기 바로 전에 위봉산성 방향 계곡에 형성된 마을과 좌측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오성제를 끼고 형성된 마을을 합해서 오성한옥마을이라 부른다. 오성마을 이름은 오성제 주변의 오도재(五道峙) 마을과 위봉산성 아래 계곡을 따라 들어선 외성리(外城里)마을이 합해지면서 마을 이름 한자씩을 따서 지었다. 외성리(外城里)의 경우 1675년 위봉산성이 축조되면서 생긴 마을로 1861년 대동여지도에도 外城(외성)으로 표기될 정도로 지명도가 있었던 마을이었다. 

 

 

마을 입구에서 골목을 따라 오르면 눈에 띄는 것이 한옥 기와집이다. 2012년 완주군에서 오성마을을 한옥 관광자원화 지구로 지정하면서 달라진 모습이다. 마을 주택의 절반 정도가 한옥 기와집으로 바뀌었다. 가지런히 돌담을 두르고 있는 기와집이 있는 골목 풍경이 정겹게 느껴진다. 한옥 기와집은 카페와 한옥 스테이, 식당 등으로 변신해서 오성한옥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쉼터가 되고 있다. 그중에는 타지역에서 이건한 오래된 고택들도 있다. 그렇다고 한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식 건축들도 보인다. 한옥과 현대식 주택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마을이다. 마을은 계곡을 따라 산비탈에 자리 잡고 있어 골목길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적당히 운동하면서 산책하기에 잘 어울리는 골목이다. 골목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카페가 있다면 잠시 들어가 쉬었다 가는 것도 방법이다. 굳이 어느 카페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마을 전체가 전망이 좋은 곳이라서 어느 카페에 들어가도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외성리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면 이번에는 오성제 저수지가 있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저수지 너머로 마을이 보인다. 저수지를 지나 계곡을 따라 오르면 오도치(五道峙)로 이어지는데, 예부터 고산면으로 넘나들기 위해 다녔던 소로길이 있었다. 오도치 아래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오도재 마을로 불렸던 곳이다. 지금 이곳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저수지 끝에 주민들이 출자해서 한옥문화센터가 들어섰고, 그 주변으로 전망 좋은 카페들과 한옥 스테이가 여럿 생겼다. 이런 영향으로 작은 산골마을이 관광마을로 탈바꿈했다. 저수지를 끼고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고즈넉하다. 물을 바라보고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산골마을의 구조적 특성이 그렇듯이 오도재마을 역시 계곡을 따라 집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그래서 마을 안 길을 따라 오르는 것만으로도 마을 전체가 다 파악된다.

 

 

오도제 바로 옆에 있는 한옥문화센터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시간을 내어 체험을 즐겨보아도 좋겠다. 다원에서 다도체험도 가능하고, 한복체험, 한옥 관련 진로체험, 대통밥체험, 한옥 스테이, 숲속 도서관, 소양 문화생태숲 체험 등이 가능하다. 한옥문화센터에서 소양 문화생태숲으로 길이 이어져 있다. 30분 정도면 숲길 산책이 가능하다. 오성제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서 저수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오리 한 무리가 얼음 위에서 쉬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저수지 제방 부근에서는 숲 안쪽으로 길인 나 있다. 길 위에 매트가 깔려 있어 발걸음이 편하다. 걸으며 마주치는 다양한 나무들이 예쁜 숲을 이루었다. 어느 구간에는 자작나무 숲도 보인다. 나무줄기의 하얀 껍질이 인상적인 나무이다. 그 하얀색이 겨울철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숲길은 임도와 맞닿아 있다. 임도를 따라 걸으면 한옥문화센터로 되돌아갈 수 있다. 임도에서 중간중간 오성제 방향으로 내려가는 산책로가 있다. 중간에 오성제 가는 산책로를 이용해서 저수지 제방으로 나왔다. 제방에 서면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저수지 자체의 겨울 풍경도 보이고, 저수지 건너편에 있는 오도재마을 풍경도 보인다. 반대쪽으로는 위봉산성 아래 계곡에 자리 잡은 외성마을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은 BTS(방탄소년단) 소나무가 있는 풍경이다. BTS가 다녀가면서 지금은 유명한 소나무가 되었다. BTS 소나무에서 기념사진 한 장 남기고 오성한옥마을 골목 답사를 마무리했다. 오성 한옥마을은 마을 골목도 운치 있고, 오성제와 소양문화생태숲을 끼고 있어 마을 답사지로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 겨울철 가벼운 운동 삼아 산책을 하고 싶다면 오성한옥마을 골목 답사를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