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후원하기

예고된 물분쟁…만경강 생태관광 위기일까 기회일까

용담댐 물 배분량 재산정 중요성 커져
하천용수 확보는 생태관광 정책과 연결
만경강 수질 악화될 수 있어 관심 필요

[완주신문]완주군 발전계획 가운데 한 축은 미래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도시다. 꿈꾸고 싶은, 이루고 싶은 구미 당기는 목표라 하겠다. 

 

하지만 이를 실현키 위해 ‘산 넘어 산’이라는 말처럼 산적한 수많은 문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목표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점들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도시를 만들겠다는 완주군의 목표 실현을 위한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해결해 나갈 문제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치열하게 싸워야 할 외부적 문제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유역 물문제다.

 

내년은 진안 용담댐의 물이용 재배분 문제로 충청과 전북의 첨예한 대립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상황주시가 필요하다.

 

용담댐 물 문제는 만경강 물 배분량과 직결돼 있어 완주군 역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고산천과 소양천이 흐르는 만경강 상류는 생태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만큼 만경강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생태보전을 위한 수량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용담댐 물 배분량 재산정
완주군은 만경강의 발원지를 모두 소유하고 있다. 때문에 만경강은 완주군민의 자존심으로 표현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만경강 수질개선은 물론 생태문화관광 기반을 구축할 다양한 사업도 펼쳐지고 있다. 

 

우선 발원지의 경우 만경강 94km의 첫 출발지인 동상면 원등산 밤샘이나, 고산천 발원지 화산면 운산리, 소양천의 발원지 만덕산, 전주천의 발원지인 상관면 슬치재 등이 있다. 

 

또 경천 신흥계곡, 삼례 신천습지 등 우수한 생태 보전지역도 있다. 

 

하지만 내년에 용담댐 물배분 문제 재점화로 인해 만경강 생태관광도 기로에 서게 됐다. 

 

만경강 유입 물량이 늘어날 경우 호재로 작용할 수 있으며, 줄어들 경우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용담댐과 완주군의 상관관계는 용담댐에서 전주권으로 배분되는 물량이 24km에 달하는 유역변경식 도수터널을 통해 고산정수장으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역변경식 도수터널을 거쳐 고산정수장으로는 5.0CMS(톤/초)의 생활용수로 들어오고 있으며, 이에 따른 발전용수 역시 5.0CMS로 고산 소향리에 위치한 반지하식 제1발전소로 거쳐 만경강 고산천으로 내보내지고 있다. 

 

고산천 방류는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됐으며, 현재 생활용수로만 공급되고 있다.

 

용담댐 물분쟁 역사를 살펴보면 댐 건설 당시부터 첨예하게 대립했다. 물배분 계획상 전주권 배분량은 생활용수 12.1CMS, 공업용수 5.0CMS였으며, 진안-무주-금산으로 흐르는 금강 본류로 배분된 하천유지용수는 5.0CMS였다. 하지만 실제 배분량은 전주권 5.0CMS이며, 금강본류 하천유지용수는 10.0CMS로 사실상 대부분의 물이 충청권으로 흐르는 하천유지용수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강은 전북 장수군 수분리 뜬봉샘에서 발원해 진안과 무주를 거쳐 충남지역인 금산과 논산, 세종시와 공주, 부여를 지나며, 다시 강경에 이르러 전북 익산과 군산이 충남 서천군과 경계를 이루며 서해로 흘러나가는 물길이다.

 

때문에 내년 재점화되는 용담댐 물배분 재산정은 전북-충청간의 치열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완주군의 대응 모습은 급해 보이지 않는다.

 

용담호는 진안에 위치해 있으며, 완주 고산정수장으로 유입되는 물도 수자원공사가 책임을 가지고 있어, 완주군의 역할이 없는 상태로 보여 마치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내년 물분쟁의 핵심이 될 내용이 용담댐 여유분 배분량인 5.0CMS와 관련이 깊고, 만경강의 수질 향상을 위해 하천유지용수로 5.0CMS를 가져올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완주군도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 하천유지용수가 없는 만경강의 경우 용담호의 여유분인 5.0CMS의 배분량을 만경강 하천유지용수로 끌어올 정책적 방향 수립이 급해 보인다.

 

○생태관광 기본은 용수 확보
물환경의 3대 원칙은 수질, 수량, 수생태이다. 이 가운데 수량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물이 늘어날수록 수질개선은 물론 수생태 역시 개선할 수 있지만, 물량이 없을 경우 수질 악화는 물론 수생태도 현저하게 줄어들거나 나빠지기 때문이다.

 

환경정책평가원이 발표한 용담댐방류량을 중심으로 새만금 수질개선 방안 연구자료에 살펴보면 용담댐 방류량이 만경강 수질변화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고산 제1발전소 발전용수가 늘어날수록 오염물 희석 농도와 자정작용이 커져 수질 개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용담댐 방류량과 완주관내 있는 만경A와 만경B의 생화학적산소요구량인 BOD와 총인 T-P의 상관성 분석결과 방류량을 2배 증가시킬 경우 BOD가 2.0PPM에서 1.0PPM(만경A), 8.0PPM에서 3.0PPM(만경B)으로 낮아졌으며, T-P역시 유사한 상황을 나타냈다.

 

이처럼 용담댐에서 만경강으로 유입되는 수량에 따라 BOD는 –18.6~25.6%, T-N은 –18.5~25.7%, T-P는 –20.3~27.9%로 큰 편차를 보였다.

 

반면 환경부 정책으로는 새만금유지용수 확보와 만경강 수질개선을 위해 용담호 물량 배분보다는 하수처리수 재이용과 도시용수량 저감시설 설치, 저수지 준설을 통한 방안 등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완주군은 만경강 생태관광활성화를 목표로 수질개선사업은 물론 수생태계 복원 등을 통한 문화역사개발, 생태관광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태관광이 성공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필요조건은 만경강 수질과 수생태계의 복원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내년 용담호 물배문 재산정은 완주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만경강 생태관광활성화를 위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수질개선을 위한 용담댐 방류량 재산정에 만경강으로 유역변경을 통해 보내지는 하천유지용수를 새롭게 얻어내기 위한 계획적 접근이 요구된다.

 

나아가 충청권에서는 인구 증가에 따른 용수 확대가 절실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용담호 물배분량을 더 가져가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만큼 완주군 역시 전북도와 함께 물을 지켜낼 확실한 명분 확보에 주력할 필요가 크다.

 

현재 전북도의 명분은 용담호 건설 당시 새만금개발에 필요한 계획배분량을 산정한 17.0CMS에 주력하고 있지만 그다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30여전간 지속된 새만금 내부개발이 당초 식량확보를 위한 농업용지에서 복합산업용지로 바뀌는 것은 물론, 내부개발에 필요한 복토 역시 서해바다를 진뻘로 만들고 있고, 기수역 생태파괴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물배분에 앞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오는 26일 새만금위원회에서 결정될 해수유통문제까지 겹쳐 더욱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5.0CMS 명분 찾기 절실

유역관리위원회는 용담댐 물배분에 대해 현재의 공급에 대해 시한은 올해까지로 한시적 합의한 것으로 사실상 내년엔 물분쟁 재점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북지역은 물배분 갈등에 불리한 점만 산적해 있다. 

 

환경단체와 학계는 현재 도수터널을 통해 유입되는 생활용수 5.0CMS도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상황을 표하기도 했다.

 

실제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의 경우 충청권과 전북권으로 나눠진 전문가단의 수가 충청지역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경강 생태관광을 내세우는 완주군 역시 물분쟁에 적극적인 관심은 없는 상태다.

 

현재 생활공업용수는 수자원공사가, 하천유지용수는 정부와 환경부가 담당하고 있는 상태로, 만경강으로 들어오는 물은 생활공업용수에 그치기 때문이다.

 

하천유지용수에 대한 배분 필요성에 완주군이 관심을 가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태는 뒷짐만 지고 있는 것.

 

만경강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수질과 수생태계를 풍요롭게 할 수량 확보 문제 역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크다.

 

만경강 수질은 물론 수생태, 주변 자연생태를 풍요롭게 하고, 생태관광을 육성하는 완주군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활로를 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선 생태전문가들은 만경강 상류의 우수한 생태현황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고산천과 소양천이 합류하는 삼례 하리의 ‘신천습지’는 하중도가 발달한 하천습지로 희귀식물은 물론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천연기념물은 황조롱이와 저어새가 있으며, 보호종은 금개구리, 아비, 물수리 등이, 멸종위기종은 감돌고기와 가시연꽃, 통발이 자라고 있는 곳이다.

 

식물은 총 173분류군(52과 132속 21변종 1품종)으로 희귀식물로는 흑삼릉과 통발이 확인됐다. 어류는 3목 6과 13종 150개체, 종풍부도는 12.80%, 종다양성지수 0.84%로 나타났다. 한국고유종은 참종개, 눈동자개, 동사리 등 총 3종이, 환경부지정 유해어종은 큰입배스와 블루길 총 2종이 조사됐다. 조류는 총 32종 624개체로, 멸종위기종 2급 흰목물떼새와 천연기념물 원앙, 황조롱이 서식하고 있었다. 곤충은 23과 50종 발견됐다.

 

환경단체는 고산천-소양천 합류부에서 신천보까지의 신천습지가 아닌 삼례 하리지역을 내려와 비비정 구간까지 지정해 생태보전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환경부에 수차례 알리고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완주군 행정의 의지 부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천습지의 우수성을 조사한 이들에 따르면 신천습지가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지 못한 것은 조사자료 부족이 아닌 사람들의 의지부족 탓이다. 신천습지에 대한 생물, 문화역사, 생태교란 등 전문가들의 자료는 충분히 확보돼 있으며, 보호지역으로 지정해야 하는 근거 역시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로부터 현재까지 신천습지가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지 못한 이유는 신천습지 주변 이해관계자들과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활동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행정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핵심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