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역상권 죽이기 멈춰야

2023.07.14 09:42:28

[완주신문]운주면 생활문화공동체센터 카페 불법 영업이 논란이다.

 

합법, 불법을 떠나 인근에 민간에서 운영하는 카페 세곳이 검색된다. 주민들에 따르면 두곳은 영업 중이고, 한곳은 공사 중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다 힘들다’는 소상공인들에게 혈세로 만들어진 경쟁 업소는 허탈함과 씁쓸함만 안겨준다.

 

특히, 새로 지어진 공동체센터 자리는 해방 이후에 개장돼 산간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 교환과 생필품 공급 역할을 해온 전통시장이었다.

 

지난 2021년 겨울, 목도리와 두꺼운 외투로 몸을 감싼 할머니들이 신문사를 찾아왔다. 이곳에서 30년 이상 장사를 했는데, 쫓겨나게 생겼다는 한숨 섞인 사연을 풀어 놓고 갔다.

 

시장 자리가 없어진 지금 그들은 메뚜기처럼 자리를 옮겨 다니며 물건을 팔고 있다고 주민들이 소식을 전했다.

 

그런 자리에 커피숍이 생기고 허가받지 않은 채 영업이 시작됐다. 그 그늘에는 ‘정주여건 개선’이라는 미명 아래 상인들의 한숨이 깔려 있다.

 

완주군에는 이 같은 곳이 더 있다. 모두 수십억원의 혈세가 투입돼 인근 상권을 침범하고 있다.

 

무릇 공공사업이라면 민간이 하지 못하거나 미개척 분야가 자생할 수 있을 때까지 성장시켜야 하는 부분에 필요하다. 이미 민간 스스로 정착했거나, 소상공인들이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영역에 공적자금 투입은 자생적 생태계를 파괴하는 재앙으로 이어진다.

 

국비를 얼마 따왔다고 자화자찬만 할 게 아니다. 박수와 환호의 그림자에 가리워진 그들의 신음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공공의 무분별한 지역상권 침략을 멈춰주길 바란다.

편집부 dosa2092@daum.net
Copyright @2019 완주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법인명: (주)완주미디어 | 등록번호 : 전북 아00528 | 등록일 : 2019-05-30 | 발행인 : 박종인 | 편집인 : 유범수 | 주소 : 완주군 봉동읍 낙평신월1길 5-5, 3층 | 전화 : 063-291-0371, 010-2994-2092 FAX: 063-261-0371 | Email : dosa2092@daum.net 완주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