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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여왕벌 산란 ‘뚝’… 벌통 온도 낮춰야

40도서 산란량 27.8% 감소… 차광·환기·깨끗한 물 공급 중요

 

여름철 불볕더위로 벌통 내부 온도가 높아지면 여왕벌의 산란 능력이 크게 떨어져 벌무리 유지와 월동 준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국립경국대학교 정철의 교수 연구팀과 함께 여름철 고온이 여왕벌의 산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40도 이상의 고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알을 낳는 수가 뚜렷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여왕벌이 낳은 알은 일벌로 성장해 벌통 내 꿀벌 수를 유지한다. 여왕벌의 산란량이 줄면 한 벌통에서 생활하는 꿀벌 집단인 벌무리, 즉 봉군의 세력도 약해질 수 있다.

 

특히 여름철 고온으로 벌무리의 규모가 줄어들 경우 가을철 꿀벌 세력과 겨울나기 준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양봉농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내부 관찰이 가능한 벌통 6개에서 여왕벌 30마리를 대상으로 온도를 20도부터 45도까지 5도 간격으로 달리해 3일간 산란 수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25~30도에서는 여왕벌 한 마리가 평균 1,960~2,520개의 알을 낳았다.

 

하지만 40도에서는 평균 1,820개로 35도 때보다 약 27.8% 줄었고, 45도에서는 평균 1,080개로 약 57.1% 감소했다.

 

이는 여왕벌이 25~35도에서는 비교적 원활하게 산란하지만, 40도 이상의 고온이 지속되면 산란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양봉농가는 한낮의 강한 햇빛이 벌통에 직접 닿지 않도록 차광막을 설치하고 벌통 주변의 공기 흐름을 확보해야 한다.

 

꿀벌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벌통 가까이에 깨끗한 물을 충분히 제공하고, 차광막이 환기를 방해하거나 벌통이 지나치게 밀폐되지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여왕벌의 산란 상태를 정기적으로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벌집에서 알과 애벌레가 모여 있는 산란권이 갑자기 줄거나 일벌의 활동이 눈에 띄게 달라지면 고온뿐 아니라 먹이 부족과 병해충 발생 여부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다만 이번 연구는 실내에서 여왕벌을 일정한 온도에 3일 동안 노출해 얻은 결과로, 실제 양봉장에서는 더위가 지속된 시간과 횟수, 벌무리 크기, 벌통 위치와 환기 상태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비가림시설과 감지기를 활용한 조기경보시스템 등 벌통의 온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양봉시설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상미 농촌진흥청 양봉과장은 “이번 연구는 여름철 벌통 온도 관리가 여왕벌의 산란과 벌무리 유지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수치로 보여준 것”이라며 “폭염이 이어질 때는 차광과 환기, 물 공급과 함께 여왕벌의 산란 상태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