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그친 이후 국도 17호선 교차로 측부
최근 완주군 용진읍 일대 국도17호선 교차로 개선공사 이후 빗물 배수 문제와 보행로 단절로 주민 불편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관계 기관은 책임을 미루는 모습까지 보이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전주국도유지사무소가 시행한 해당 공사는 교통 흐름 개선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정작 공사 이후 현장은 ‘비만 오면 물바다’가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도로 배수 설계 지침은 기존 수로를 대체할 충분한 배수 시설 확보를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현장은 이 원칙이 무색하게 기존 수로가 훼손된 채 방치되어 있다. 공사 전엔 원활했던 배수가 도로 확장 후 침수로 변했다는 사실은, 설계 단계부터 구조적 실패가 있었음을 방증한다. 실제로 조금만 비가 내려도 차량 통행과 보행이 불가능한 '물바다' 현상이 반복되는 실정이다.

잔토 및 토사 무단 적치로 인해 막혀버린 농로
농민들의 불편은 더욱 심각하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잔토와 토사를 인근 농로에 무단 적치하며 사실상의 폐기물 방치 수준으로 현장을 관리한 탓에, 농로는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이는 명백한 현장 관리 소홀이자 시공 품질 관리를 포기한 처사로, 본격적인 영농 활동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길을 만들어 놓은 게 아니라 끊어 놓은 수준”이라는 주민들의 불만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농기계 이동이 어렵고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농사 자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큰 문제는 사후 대응이다.
완주신문이 이미 지난 3월 관련 문제를 보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에는 담당 기관이 연락조차 제대로 받지 않다가 뒤늦게 “완주군 소관”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담당 기관이 내놓은 '지자체 소관'이라는 답변은, 국책 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주민의 피해를 철저히 외면하는 행정 편의주의의 극치다. 원인을 제공한 기관이 결과를 지자체에 떠넘기는 사이, 주민들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
공사를 통해 도로를 넓히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민 삶의 질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지금의 용진 교차로는 ‘개선공사’라는 이름과 달리
배수 기능은 무너졌고, 농로는 사실상 방치됐고,책임 소재는 흐려진 상태다
이쯤 되면 이는 단순한 하자가 아니라 행정의 무책임이 낳은 인재(人災)에 가깝다.
전주국도유지사무소는 도로 확장이라는 명분 뒤에서 농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이제는 시간 끌기식 대응이 아닌, 배수로 재정비와 농로 정상화 등 실질적인 대책을 통해 공사로 얼룩진 행정의 신뢰를 스스로 회복해야 할 때다. 그것이 주민의 삶을 파괴한 시행청이 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