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일상]중동의 새 계명

  • 등록 2022.07.06 1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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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 하나 담을 세울 땐 
울 밖으로 수도꼭지를 빼놓아라

 

슬쩍 한 바가지 퍼가도 죄가 되지 않는
솟구치는 검은 오일 강물이지만 
훔칠 수도 볼 수도 없는 게 샘물이다

 

땀나고 목마를 땐
손 내밀거나 담 넘지 말고
누구라도 제 것처럼 받아가라고 
울 밖 벽에 설치하는 수도꼭지다 

 

안에서나 밖에서나 쏟아지는 맑은 물 
돌아가는 계량기 숫자 보다야
집 밖의 형제인 나그네다 

 

빈창자 두들기는 괭가리 막춤 보다야
한 줌 밖에 남지 않은 양식 털어
빈 바가지 채워주던 선조들 같이
제 일은 울 밖의 나그네다

최정호 시인 dosa209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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