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일상]가을의 늦은 비

  • 등록 2021.09.28 18: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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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 갈증 날 땐
머리카락 보일라 숨바꼭질하였고
마당 쓸고 텐트 치고 상 차려도
바람난 구름조각 기러기 되었고
열 받은 태양 온종일 홍시 되었다 

 

낙엽 지는 서리꽃 만발할 가을 벌
움켜쥐다 만삭되어 양수 터졌나
설 늙은 빗줄기 지칠 줄 모르고
해 뜨고 지는 줄 모른다

 

뙤약볕 한여름 공들인 콩밭
물조리 흔들어 젖은 머리 마를 날 없고
꽃단장 못하고 물먹는 해탈이다 

 

물 만난 곰팡이 잔칫상 차리고 
장화신은 하객들 꼬리를 무는데
눈물 닦으랴 거울 보지 못하고 
밤길 떠나는 새색시 우산도 없다

최정호 시인 dosa209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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