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이 없다? 세수가 부족하다?”

  • 등록 2021.06.21 13: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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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비효율적 예산 집행

[완주신문]완주군의 한 영농조합법인은 최근 전북도에 건의해 축산농가에 사료를 공급하는 벌크차와 지게차 지원을 받게 됐다. 해당 지원으로 약 200농가가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총 사업비 1억7000만원(도비 30%, 군비 40%, 자부담 30%)으로 도비와 자부담은 각각 5100만원, 군비 6800만원이 소요되면 가능했다. 전북도는 해당 예산을 결산추경에서 다룰 예정이었다.

 

하지만 영농조합법인은 같은 날 늦은 오후 완주군으로부터 해당사업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법인 관계자는 “완주군 관계자로부터 돈이 없어 사업 진행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완주군에서 6800만원을 들이면 수백 농가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사업이 예산부족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납득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당장 필요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업이 도에서 예산 배정을 해줬는데도 돈이 없어 못할 정도로 완주군 재정이 심각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완주군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완주군의회 정종윤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비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꼬집었다.

 

이날 정종윤 의원은 “집행부로부터 ‘예산이 없다, 세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과소 추계와 초과 세입으로 인한 예산・결산상의 괴리, 그로 인한 이월액, 잉여금 과다 발생 등 해마다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비효율적인 예산 집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입 예산 현액이 약 9400억원인데, 세입 결산액은 무려 1조19억원이다. 약 600억원이 초과 수납됐다. 이중 지방세가 70억원, 세외수입 116억원, 지방교부세 66억원, 조정교부금 19억원, 국도비보조금 351억원이 초과 수납됐다.

 

이에 정종윤 의원은 “고의든 실수든 세입 추계 과정에서부터 과소 추계해서 누락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결산상 잉여금은 더 심각하다. 세입이 약 1조원인데 세출은 7800억원으로 집행률은 76.8%에 불과하며 그렇게 남긴 결산상 잉여금은 무려 2327억원이나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이월이 233억원, 계속비이월이 206억원, 아예 손도 못 대고 이월시킨 명시이월액 600억원 등 1천억원이 넘고 집행부가 주로 추경예산용으로 쓰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순세계잉여금도 세입초과분 261억원, 집행 잔액 281억원 등 약 800억원이 넘는다”며, “천억대 여분의 돈 보따리를 쥐고도 제대로 만져보지도, 써볼 궁리도 하지 않고 다음으로 미루면서 ‘예산이 없다, 세수가 부족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행태를 의회와 주민이 언제까지 용인해줘야 하냐”고 질타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특별회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로 농촌 소득 사업지원 특별회계 예산 38억원 중 지난해 1500만원만 사용했다. 집행률이 3.9%다. 이 때문에 집행률이 저조하고 운영 실적이 없는 특별회계는 일반회계로 통폐합해서 필요한 곳에 써야한다는 것.

 

정종윤 의원은 “예산의 건전재정의 원칙에 따라 지방채 채무 등을 상환해 간다면 완주군의 재정 건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의 피와 땀으로 지자체의 살림이 이뤄진다”면서 “한푼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공무원의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범수 기자 dosa209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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