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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에도 수상한 LH 다가구 매입

시세보다 비싼 거래가 논란

[완주신문]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매입 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완주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완주군에는 봉동읍에 한 곳, 삼례읍에 세 곳으로 총 4군데 LH매입임대주택이 있다. 그중 지난 2018년 말에 완공된 봉동읍의 한 다가구주택을 지난해 5월 LH에서 매입했다. 총 4개 동, 35가구로 매입가는 약 30억원정도다.

 

인근 공인중개사 등에 따르면 LH에서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했다는 것. 특히 준공 5개월만에 이뤄진 거래라 애초 LH매입을 염두에 두고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최근 불거지고 있는 LH전북본부 매입 임대주택 의혹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봉동읍의 한 공인중개사는 “해당 거래가 이뤄진 지난해 5월 부동산 경기는 매우 ‘침체’ 상태였다”며, “이런 거래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 자체가 이뤄지기도 힘든 상황에서 시세보다 LH에서 15%정도 비싸게 매입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LH전북본부에서 추진한 ‘다가구 매입사업’을 두고 최근 혈세낭비 등이 지적되고 있다. 수년전부터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준공 승인도 나지 않은 건물을 매입하기도 하고, 노후건물을 매입해 별도의 리모델링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다가구주택 매입사업은 주거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다가구와 다세대주택을 매입해 시중가격의 30% 수준으로 자격조건에 맞는 서민들에게 임대하는 사업이다.

 

논란이 시작된 곳은 지난해 8월 신혼부부에게 임대하려고 LH전북본부에서 46억원을 주고 매입한 전주의 한 다가구주택이다. 이곳은 6개 동으로 48가구가 거주할 수 있다. 하지만 물이 새서 곰팡이가 슬고 단열조차 안 돼 전체 48가구 가운데 4가구만 계약됐다.

 

봉동읍 다가구도 전체 35호 중 6가구만 계약이 된 상태다.

 

완주군 관계자는 “실제 집을 직접 보고 계약을 하지 않아 계약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입주자 모집 재공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LH는 이 주택을 사면서 정작 내부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2012년에 지어진 해당 주택은 과거 두 차례 LH가 매입 대상에서 배제했던 곳이다. 하지만 LH는 ‘매입 대상에서 2회 이상 제외된 주택은 사지 않는다’는 규정을 삭제하고 해당 주택을 매입했다.

 

LH는 이에 대해 정부에서 정한 물량을 채워야 하기에 해당 주택을 사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건설경기 하락으로 LH에 매입을 의뢰하는 다가구주택 건설 업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초 공고와 달리 준공 승인도 안 난 주택을 접수받아 매입한 사실도 밝혀져 관련 의혹에 기름을 붓고 있다.

 

지난 7월 24억원을 주고 매입한 전주의 다른 다가구주택의 경우 서류접수 마감시한까지 준공도 안 됐는데, LH는 신청을 받아줬다. 당시 주택 매입 경쟁률은 4대 1이었다.

 

한편, LH가 공급하는 주택 가운데 1년 이상 빈집은 1만6천 가구가 넘고, 임대 손실은 38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