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교육 이야기1]고산의 마을교육

2023.10.17 09:06:39

[완주신문]지역소멸은 이제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에 앞서서 먼저 농어촌 지역의 학교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농어촌 지역의 학교에 다녀야 할 아이들이 줄어들다보니 나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학교가 사라진 농어촌에는 아이들을 양육해야하는 젊은 청년들이 들어오지 않게 되고, 아이들과 젊은청년이 사라진 농촌은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레 소멸의 길로 가게 되는 것이다.

 

현상은 이러한데 대책은 무엇일까?

 

학교의 소멸을 막기 위한 많은 지자체들의 노력은 다양하게 나온다. 대체로 청년층을 겨냥한 막대한 경제적 지원이 주류를 이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지자체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단순한 경제적 지원은 청년들을 끌어들이기에 큰 매력이 없음이 분명해 보인다. 

 

여기서는 필자가 사는 고산 중심의 마을교육이라는 관점에서 대안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고산면은 최근 10여년동안 인구가 줄지 않고 오히려 유입이 많은 지역에 속한다. 특히나 청년층의 유입이 눈에 띄는 지역이다. 그 시작점에 교육이 있다. 2000년 초부터 작은학교 살리기의 일환으로 시작된 삼우초등학교가 알려지며 여기에 아이들을 보내기 위해 귀촌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즈음에 로컬푸드를 성공시킨 완주군을 본 완주 교육지원청에서는 로컬에듀를 앞세워 완주에서 학교 보내기를 제언했다. 그 결과 완주군의 중·고등학교에 완주의 아이들이 진학하게 되고, 좋아진 교육여건은 완주군 귀농귀촌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에 더해 완주 교육지원청은 고산에 풀뿌리 마을 방과후교육을 제안하고, 이를 받은 고산지역은 7년째 도시와 차별화된 학교 방과 후의 많은 프로그램을 개발해 진행이 되고 있다. 마을이 학교 교육에 들어가게 되어 학교 교육의 일부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학교교육은 풍성해지고 지역의 청장년층의 일꺼리 재밋거리가 늘어나면서 이를 흥미롭게 여기는 청년들의 유입이 가속화된 것이다. 청년층과 아이들 양육자 계층이 늘어나다보니 이들의 일꺼리 재밋거리리들도 따라서 늘어나다보니 문화적으로 다양한 생태계가 구축되면서 고산면을 귀농귀촌 희망지로 꼽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제는 고산에서는 마을에서 학교에 들어가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아이들을 교육에 참여하는 마을교육의 토대가 마련이 된 것이다.

 

그러면 고산의 마을교육에서는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을까?

 

크게 셋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방과후 수업으로 일컬어지는 특기적성 중심의 교육이다. 방과후 수업은 예전에 학원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미술, 음악, 체육 등 다양한 교육이 학교로 들어오며 생긴 교육이다. 우리나라 학교의 어디서나 이루어지는 방과후 수업 내용이다. 이것을 지역에서 마을강사들이 양성되어 진행하고 있다.

 

둘째는 돌봄 프로그램이다. ‘다함께돌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돌봄 프로그램을 마을에서 담당한다는 것이다. 지역아동센터와 학교 돌봄도 있고, 다른지역의 ‘다함께돌봄’도 있지만 이 지역에서는 수요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수요자 중심의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필요한 돌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셋째는 그 외의 프로그램이다. 이 지역은 유난히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다. 초중고 학교가 지역과 함께 진행하는 ‘단오맞이 행사’와 교육 공동체들이 함께 진행하는 ‘시끌시끌 와글와글 캠프’라는 행사가 대표적이고, 아이들을 여행 보내주는 ‘동네넘어 세상으로’ 같은 행사와 고산미소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행사들, 다양한 단체들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행사들이 아이들과 지역주민들간의 문화적인 욕구들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풍성하게 채워주고 있다.

 

이러한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마을 주민들을 중심으로 기획되고 진행되고 연계하며 학교와 지역을 연결해주고 있다. 유입되고 있는 청장년들로 인해 프로그램은 더욱더 다양해지고 재미있어져서 고산만의 독특한 교육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도심에서 이루어지는 입시 위주의 교육활동과 대비되는 지역색을 강하게 드러내는 교육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고산의 마을교육이라 할 수 있겠다.

 

<연재 순서>
①고산의 마을교육
②진짜 관계를 배우는 마을교육
③마을교육은 무엇일까?

조영호 전 고산향교육공동체 대표 dosa209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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